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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린 심은하] "그녀의 울부짖음에 함께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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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린 심은하] "그녀의 울부짖음에 함께 울었다"

입력
1999.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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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심은하! 도대체 무슨 매력이 있길래? 그녀는 비로소 물이 됐다. 더 이상 「마지막 승부」(94년)에서 「정다슬」의 순진함이 보이지 않는다. 「백야 3.98」(98년)의 정보원 아나스타샤의 무미건조한 전형성도 사라졌다.물이 주전자에 들어가면 주전자 모양을 하듯. 이제 그녀는 그렇게 자연스러워졌다. 극중 인물의 완벽한 소화로 사랑과 배신, 그리고 복수라는 진부한 극적 구조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죽은 딸을 부여안고 눈물 한방울 보이지 않던 그녀가 자식을 가슴에 묻고 돌아오던 날. 방을 뒹굴며 승냥이처럼 울부짖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울었다. 모두 그녀가 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녀에게선 아련한 청순함의 향기가 배어난다. 심은하, 몇 안되는 아름다운 맨 얼굴을 가진 여자다. 그리고 유달리 검은 눈동자와 흰색의 눈자위, 깊은 눈은 우리에게 잊혀져가는, 우리가 그리워하는 순수함을 채워준다. 그녀의 사슴같은 눈망울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자신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녀는 「마지막 승부」단 한편의 드라마로 벼락 스타가 됐다. 그렇지만 부단히 노력한다. 끊임없이 변하는 시청자의 기호. 정글의 법칙만이 엄존하는 연예계. 심은하는 살아남기 위해 끼와 운에만 운명을 맡기지 않는다. 그녀는 촬영장에서나 집에서나, 거리를 걸으면서 연기만을 생각하며 연습한다.

그런 성실함의 산고가 있었기에 「윤희」가 탄생했다. 그리고 시청자들은 그녀에게 푹 빠졌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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