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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얼굴없는 브랜드 마케팅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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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얼굴없는 브랜드 마케팅 확산

입력
1999.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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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회사이름이 빠져있네」소형차 한대보다 비싼 750만원대의 61인치 초대형 완전평면TV 파브를 선전하는 광고문구엔 어떤 회사(삼성전자)가 만들었다는 표시가 전혀 없다.

파브의 광고는 황량한 서부사막을 물고기가 지나가는 초현실주의적인 모습과 함께 「상상이 현실로 변하는 세상, 파브 리얼리즘이 꿈보다 더 아름다운 영상의 세계로 귀하를 모십니다」일 뿐이다.

회사얼굴(상호나 로고)이 없는 고가품 브랜드마케팅이 확산되고 있다.

「얼굴없는」 브랜드마케팅은 가전업계와 자동차업계에서 선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완전평면 TV 파브(348만~758만원)와 초대형냉장고 지펠(200만~348만원)에 이같은 이색마케팅을 적용하고 있다.

LG전자도 뒤질세라 삼성전자 지펠 냉장고의 대항제품으로 양문여닫이 디오스를 브랜드 마케팅으로 응수하고 있다.

자동차업계에선 4월 말에 선보일 현대자동차의 다이너스티 상급차종 LZ(4,500㏄, 7000만원대)가 브랜드만 부각시키는 마케팅전략의 대표주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현대자동차는 이미 사내에 LZ의 생산과 판매를 전담하는 별도의 디비전을 설립했다.

이는 일본자동차업체들이 미국의 최고급시장을 공략할 때 구사했던 마케팅 기법을 원용한 것으로 기존차종과는 다른 최고급차량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이다.

도요타는 고급세단 렉서스를 미국에 선보일때 도요타상호와 로고를 삭제하고 브랜드마케팅을 전개했다.

도요타는 일제 중·소형차는 선호하지만 고급차 구입은 주저하는 미국소비자들을 렉서스로 사로잡으며, 북미 고급차시장 공략에 성공했다.

가전 및 자동차업체들이 고급제품 브랜드마케팅을 벌이는 것은 고급외제품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이다.

비싼 국산제품일수록 상호를 표시하면 기존 중저가 제품이미지를 벗어나기 어렵고, 외제를 선호하는 국내고객들을 사로잡을 수 없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현대가 상호없는 국산 최고급 승용차 LZ를 내놓는 것도 7월부터 수입선다변화제도가 풀리면서 일제고급차가 상륙, 내수시장을 순식간에 잠식하는 것을 차단하기위한 포석이다. /이의춘기자 e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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