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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한국 방송들의 일본방송 모방과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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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한국 방송들의 일본방송 모방과 대안

입력
1999.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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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미니 시리즈 「청춘」의 일본 드라마 베끼기 시비로 방송계의 표절문제가 또 다시 핫 이슈로 등장했다. 서울 YMCA는 11일 「반복되는 일본방송 모방, 이대로 안된다」 는 주제로 시청자 논단을 개최, 방송계의 표절 실태를 진단했다.이창현 국민대(언론학부) 교수는 「일본방송 모방과 한국방송의 미래」 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우리 방송은 연예오락, 드라마부터 보도 교양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일본 프로그램을 모방하거나 표절하고 있다』고 표절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이교수는 『손쉽게 적은 돈으로 제작할 수 있고 시청률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방송들이 외국 것을 베끼기 시작하면 프로그램 창조와 소비의 순환구조는 단절되고 문화 종속의 길로 빠져든다』고 경고했다.

이교수는 표절 방지책으로 심의·감독 기구 신설 등 제도적 장치 마련 열악한 제작환경 개선 창의성 있는 인적자원 양성 등을 들었다.

이어 토론자로 나온 방송 관계자들은 표절에 대한 개념 규정 필요성과 시청자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경명철 KBS TV2국 부주간은 표절, 모방, 참고에 대한 개념 구분을 하지 않고 싸잡아 무조건 표절이라고 매도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항변했다. 그는 시청자들이 표절이나 모방 프로그램을 보지 않으면 표절은 근절될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김영철 MBC 예능 2CP도 외국방송의 형식이나 아이디어를 발전시킨 것조차 복제 범주에 포함시키면 만들 프로그램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문화평론가 이윤호씨와 서울YMCA 「좋은 방송을 위한 시청자 모임」 이정주 회장은 시청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은 방송국의 무책임한 처사라고 반박했다. 이윤호씨는 『만약 방송국에서 참고를 했거나 모방을 했다면 프로그램에 출처를 명백히 밝혀야 하며 시청자들도 표절방송에 대해서는 강력한 비판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주 회장 역시 표절 자체를 모르는 시청자들에게 방송국에서 표절한 프로그램을 보지 말라는 것은 제작자의 양식과 책임의식을 망각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회장은 또 『방송사를 감독하고 있는 방송위원회의 미온적인 태도가 이번 사태를 초래했다』며 방송위의 감독기능 강화를 요구했다.

/배국남기자 knbae@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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