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공(共)이 움직인다.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5공인물들의 정치세력화 조짐이 뚜렷하다. 장세동(張世東)전안기부장의 서울 송파갑 재선 출마 움직임은 그 시작. 궁극적인 목표는 새로운 정당의 출현일 지도 모른다.파장은 간단치 않다. 당장 영남권, 특히 TK권을 중심으로 이들이 정계개편의 구심력을 발휘할 수 있을 지 관심이다. 경우에 따라 정계개편론이 휴화산에서 활화산으로 바뀔 수도 있다. 현여권과의 교감여부에도 시선이 쏠린다.
「J작전」. 5공측에 정통한 한 소식통이 전하는 연희동(전전대통령 자택) 정치 활동의 암호명이다. J1은 전전대통령, J2는 장전부장을 일컫는다고 한다.
J작전의 귀착점은 신당 창당이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 소식통은 『연희동측은 TK 등 영남을 중심으로 16대 총선에서 20~30석은 얻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전했다. 장전부장의 출마는 민심 점검용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당을 만들 경우 전전대통령은 고문 정도의 상징적 직책을 가진 후견인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본인이 여론 등을 감안, 이것을 원한다고 한다. 대신 연희동측의 장형격인 장세동씨가 대표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연희동측이 가동할 수 있는 「인재 풀」은 다양하고 화려하다. 대표적인 사람이 「3허(許)」로 5공 초반부를 풍미했던 허화평(許和平) 허삼수(許三守)전의원. J작전의 최고 브레인으로 알려져 있는 허화평전의원은 이미 포항에서 16대 총선을 겨냥한 표밭갈이에 들어간 지 오래다.
전전대통령 동생인 전경환(全敬煥)씨, 정순덕(鄭順德) 정호용(鄭鎬溶)전의원 안현태(安賢泰)전청와대경호실장 이종구(李鍾九) 최세창(崔世昌)전국방장관 김진영(金振永)전육참총장 등도 정치권이 주시하는 인물들.
이같은 5공세력의 정치재개 움직임과 관련, 주시할 대목은 현여권과의 교신여부. 전전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목포에서 열린 불교 법회에 직접 참석했고 최근에는 「주막 강아지」론을 펴며 DJ를 적극 옹호, 시선을 집중시켰었다.
그러나 5공측이나 동교동측이나 현재로선 모두 고개를 젓고 있다. 직접적인 접촉이 이뤄지고 있다는 흔적도 발견할 수 없다. 5공측은 오히려 현여권과 정치적으로 일정한 거리를 둘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당을 만들 경우 한나라당과의 연대의사를 밝히는 등 야성(野性)을 과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전언. 『텃밭인 영남에서 표를 얻으려면 DJ와 거리를 둘 수 밖에 없다』는 판단때문인 듯하다. 여권도 영남세력의 재편이 결코 자신에게 불리하지 않다는 판단아래 괜히 섣불리 손을 뻗쳐서 일을 그르치게 만들 생각은 없어 보인다. 국민의 시선이야 어떻든 정치판의 시계바늘은 거꾸로 가고 있다.
/신효섭기자 hsshin@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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