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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외교관 홍순경씨 부부] 북요원에 피랍후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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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외교관 홍순경씨 부부] 북요원에 피랍후 탈출

입력
1999.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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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주재 북한대사관에서 과학기술참사관으로 근무중 2월 실종됐던 홍순경(60)씨 부부가 9일 밤 북한인 5명에 의해 납치됐다가 극적으로 탈출했다.10일 AFP등에 따르면 홍씨 부부는 납치된 상태에서 미니 밴 차량으로 방콕 동북부 260㎞ 지점인 나콘 라차시마주 고속도로으로 이동하다 타이어가 펑크나 차량이 전복되는 바람에 납치범 5명과 함께 경찰에 인계됐다.

그러나 이들 납치범들은 외교관 신분증을 제시, 경찰에서 풀려 났다. 사고차량도 외교관 차량번호를 부착하고 있었다.

그러나 홍씨의 아들 원명(20)군은 앞서가던 메르세데스 벤츠차에 또 다른 납치범들과 함께 타고 있어 이들에게 끌려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측은 외교 경로를 통해 홍 참사관 가족의 피랍 및 탈출 경위 등 진상 파악에 나섰다. 한국 대사관측은 또 북한측의 반응과 홍씨 부부에 대한 태국 당국의 망명 허용 가능성 등 사태 추이를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

소식통들은 홍씨와 부인 표영희씨는 차가 전복되면서 가벼운 부상을 입었고 현재 경찰 보호 아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태국 당국은 홍씨 일가를 납치한 북한인 5명이 「북한의 공직자들」로서 태국의 주권을 침해한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들은 이들이 홍씨 일가를 라오스를 거쳐 평양으로 데려가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대사관측은 『홍씨 부부가 납치됐다가 탈출한 사건이 있는 것은 사실로 보인다』며 『태국과 북한과의 외교문제이기 때문에 공식 개입은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태국산 쌀 구입과 관련해 횡령 혐의를 받고 있던 홍씨는 2월 19일 가족과 함께 잠적했고, 이로 인해 북한대사관 전재성 대사는 해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관계자들은 북한이 태국 영토 내에서 불법행위를 저질렀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범죄인 인도요청을 통해 홍씨를 강제귀국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김병찬기자 bckim@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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