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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국] `핵스파이' 파문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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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국] `핵스파이' 파문 확대

입력
1999.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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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에너지부가 8일 로스 알라모스 연구소의 핵무기 기술 중국유출 사건의 용의자로 대만출신의 컴퓨터 직원을 해고하면서 미 정부가 대대적인 사건조사에 나서는 등 핵무기를 둘러싼 미·중 「스파이 사건」이 확대되고 있다.빌 리처드슨 에너지부 장관은 이 연구소의 리웬호라는 연구원을 「보안수칙을 어겨가며 민감한 국가의 인사들과 교류」한 혐의로 미연방수사국(FBI)의 승인아래 8일자로 해고했다. 동시에 700여명의 에너지부 및 산하 연구소 직원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수사를 지시했다. 이에따라 미중앙정보국(CIA)도 이 사건에 대한 전면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FBI는 연구소의 군사기밀이 중국으로 누출된다는 사실을 96년부터 감지하고 「동족심(kindred spirit)」이라는 암호명으로 비밀리에 수사에 착수해 대만출신인 리씨를 용의선상에 올렸다. 90년대 중반까지 미국의 핵기술에 한세대 이상 뒤져 있던 중국이 80년대 트라이던트급 잠수함에 장착하는 W88탄두와 유사한 무기를 개발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리씨는 88년 한 세미나에서 중국측에 핵미사일의 기폭장치와 관련한 기밀문서를 건낸 혐의를 받고 있지만 아직 물증이 확보되지 않아 구속이나 체포하진 않고 있다.

이와관련 앨 고어 부통령은 9일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핵기술 절취는 이전 정부에서 발생한 것이며 현 정부는 이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밝혔다. 공화당 의원들은 그러나 현 클린턴 행정부가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해 3년전부터 파악한 스파이사건에 소극적으로 대응했으며 군사기밀 유출이 심화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대해 중국은 탕자쉬안 외교부장이 7일 『무책임하고 근거없는 사실』이라고 반박한데 이어 리씨가 해고된 뒤 주방자오 외교부 대변인도 『중미관계를 해치려는 누군가의 의도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과거에도 수차 미국의 첨단 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적은 있지만 핵탄두 제조에 필요한 핵심 기술이 절취된 이번 사안은 양국관계에 심각한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올 4월 미국을 방문, 인권과 무역분쟁 등 껄끄러운 관계를 개선하려던 주룽지 중국 총리의 행보에도 짙은 안개가 서리게 됐다. /김정곤기자 kimjk@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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