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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농업에 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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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농업에 길이 있다

입력
1999.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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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농 관련책 잇달아 나와 -귀농 인구가 늘어나면서 새로운 농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화학비료나 농약으로 소출만 늘리려 했던 농사에 대한 반성, 유기농법의 벼 수확이 일반 농법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는 사례 보고가 잇따른다. 최근엔 새 농법과 귀농 요령을 알려주는 책들도 여러 권 나왔다.

농부 이영문씨가 쓴 「모든 것은 흙 속에 있다」(도서출판 양문). 태평농법이라는 이씨의 독특한 농사법을 소개한 책이다. 태평농법이란 마른 땅을 갈지않은 채 볍씨를 뿌리고, 수확과 동시에 파종을 하는 농사법. 물도 주지 않고, 농약이나 제초제도 치지 않고 그냥 뿌리고 거두기만 할 뿐이다.

그래도 이씨는 해마다 알 굵은 나락을 풍성하게 거두고 있다. 땅의 본래 주인인 미생물이 열심히 써레질하고 거미 무당벌레 개구리같은 해충 천적들이 이씨와 더불어 농사짓기 때문. 그가 3만6,000평 논을 10년 째 혼자서 농사짓는 비결도 여기에 있다.

이 뿐만 아니다. 이씨는 기계학을 배운 적도 없지만 자신의 자연주의 농법을 연구하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발로 뛰어 우리 땅에 맞는 농기계도 만들고 있다. 집 마당에서 소금물에 벼 키우기 등 다양한 농법 실험도 한다. 환경친화적 농사법 연구에 바친 20년 기록이 고스란히 이 책에 담겨 있는 것이다.

올해 초 출간된 「귀농, 아름다운 삶을 찾아서」(두레)는 96년 창립한 전국귀농운동본부가 엮은 책. 「전국귀농…」은 귀농학교를 열어 도시 젊은이들이 농촌으로 돌아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돕고 있는 단체. 농사짓는 법, 농산물 판매법, 농가 자립을 위한 살림법 등 귀농에 필요한 구체적 지식이 들어 있다. 또 두레 공동체와 생태 마을, 한살림운동 등 현재 진행 중이거나 적극 추진해야 할 우리 농촌의 모범도 보여주고 있다.

「하느님, 개구리를 주셔서 감사합니다」(강문필 지음·늘푸른 소나무)는 경북에서 유기농법을 도입하고 있는 농부 강문필씨의 농사 이야기. 초등학교 졸업 후 머슴, 이발소 보조원, 광원 등 험난한 인생 행로를 거쳐 이제는 철저한 농군으로서의 그의 삶을 담고 있다.

/김범수기자 bskim@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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