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환경호르몬에 관해 쏟아지는 국내외의 온갖 정보를 들으면서 국민은 큰 혼란을 느끼고 있다. 그런 정보들이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지 자신있게 확인해주는 사람이나 기관이 없기 때문이다.얼마전 한 소비자단체는 맥도널드 피자헛등 미국의 패스트푸드 제품에서 우려할 정도의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는 조사결과를 밝혔고, 소비자들은 과연 한국의 체인점에서 파는 같은 제품은 안전한지 의혹을 갖게 됐다.
게다가 95년 남해안의 시프린스호 사고로 유출된 기름에 오염된 어패류가 인체의 내분비계를 교란하는 환경호르몬을 함유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혹까지 제기되어 소비자의 불안이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뉴욕대 보건과학센터 조사팀이 미국전역에서 수거한 식료품을 조사한 결과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바다생선 계란 아이스크림 버터 치즈 야채등 거의 모든 식품에 환경호르몬의 일종인 다이옥신이 검출됐다.
놀라운 것은 어른이 하루 200㎚의 민물고기만 먹어도 미국환경보호국이 허용하는 다이옥신 섭취량 허용량을 초과한다는 사실이다.
이번 뉴욕대의 조사결과는 환경호르몬이 특정식품이나 특정지역의 문제가 아니고 화학제품과 농약으로 오염된 땅이나 물에서 생산되는 모든 식품의 문제임을 말해주고 있다.
환경호르몬은 35년전 미국의 레이첼 카슨여사가 농약살포로 동물의 불임이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침묵의 봄」을 출간하면서 사회문제가 되었고, 최근 환경호르몬의 영향으로 일본과 북구에서 남자의 정자 수가 현저히 줄었다는 충격적 연구결과로 세계적인 이슈가 되었다.
그러나 현재 환경호르몬에 대한 정부의 대책은 산발적인 논의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식약안전청장이 전반적인 실태조사를 하겠다고 밝힌 것은 다행이지만 정부가 어느 정도 무게를 싣고 있는지 의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 기회에 정부에 몇가지를 주문하고자 한다.
우선 환경호르몬 대책을 관할할 주무기관을 정비하여 철저한 실태조사를 벌여야 한다. 뉴욕대 조사결과로 미루어 볼 때 우리가 먹는 국산 및 수입식품 전체가 환경호르몬에 오염돼 있을 개연성이 높다.
따라서 선진국의 기준을 참작하여 식품의 환경호르몬 허용기준치를 정함으로써 농산물 재배와 수입에서부터 환경호르몬에 대한 경계를 강화해야 한다.
더구나 환경호르몬 문제는 고도의 전문기술을 요하는 분야이므로 하루 빨리 국제수준의 전문인력 양성에 착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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