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께는 얇지만 매우 친절하고 솔직한 안내서. 음악사랑을 고백하는데 열을 올리거나 지식자랑으로 아는 체 하는 책과는 다르다. 좋은 취미로 고전음악을 감상하는 올바른 방법을 핵심만 추려 알기 쉽게 전달하고 있다.지은이는 음악감상을 등산에 비유한다. 『누구나 산에 오를 수 있다. 노력은 필요하다. 쉽게 오르자고 산을 깎아 자동차길을 내서야 되겠는가』
모른다고 주눅들지 말고, 진지하게, 자기 느낌에 충실하게, 조금씩 공부해가면서 들으면 된다는 것이다. 간결하고 매끈한 문장, 여러 장의 그림과 사진이 읽는 맛을 더한다. 고전음악감상을 무슨 특권처럼 여기거나 대중음악과 한 솥에 넣고 끓이려는 경향을 매섭게 비판하고 있다. 지은이는 95~98년 예술의전당 초대 예술감독을 지냈다. 대원사 발행·144쪽·4,800원.
[화제의 책] 천안문
- 중국 현대 100년 헤쳐간 '혁명가'들의 삶 -
중국 역사는 인물을 키웠다. 「천안문」은 1895년부터 1980년까지 중국 100년을 좌지우지한 인물들의 인생 역정을 추적한 책이다. 초점은 중국의 역사를 바꾼 기린아들. 캉유웨이(康有爲) 루신(魯迅) 쑨원(孫文) 마오쩌뚱(毛澤東) 장제스(張介石) 저우언라이(朱恩來) 량치차오(梁啓超) 웨이징성(魏京生)…. 중국 역사를 헤쳐간 「혁명가」들의 삶이 드라마틱하게 전개된다.
지은이는 중국 혁명의 기점을 청일전쟁 직후로 잡고 사회주의 중국이 국내외적으로 새 변화의 발걸음을 내딛은 1980년까지 약 1세기를 다뤘다.「인형의 집」 노라처럼 가정의 속박을 벗어나 낭만적 여성혁명가의 길을 개척한 추진(秋瑾) 등 여성의 역정도 흥미진진하다. 중국 근현대사라는 역사의 장엄한 파노라마도 읽을 수 있어 더 좋다. 이산 발행, 1만 5,000원
[화제의 책] 아레오파기티카
- 영국사상가 밀턴의 '언론자유의 경전' -
사람들은 의문을 갖는다. 왜 조물주는 아담을 창조해 유혹에 빠지게 했느냐고. 그러나 영국의 사상가 존 밀턴(1608~1674)은 대답한다. 그것은 신이 인간에게 「선택의 자유」를 허락한 것이라고.
셰익스피어와 더불어 영국의 대표적 시인이자 사상가인 존 밀턴은 「아레오파기티카(Areopagitica」(1644년)를 통해 인간의 이성을 믿기 때문에 언론의 자유가 필요하다고 설파한다.
자유주의에 대한 그의 낙관은 궁극적으로 18세기 합리주의적 계몽주의의 길을 틔웠는데, 이 책이 나침반 역할을 했다. 저자의 최고 작품으로는 시 「실락원」이 꼽히지만 언론자유의 경전으로 꼽히는 「아레오파기티카」는 풍부한 인문학적 지식과 유려한 문체가 압권이다. 한글과 영어 표현의 차이는 있겠으나 박상익 우석대교수의 꼼꼼한 각주와 번역이 돋보인다. 소나무 발행. 1만원.
[화제의 책] 하회탈과 하회탈춤의 미학
- 역설논리로 푼 하회탈 '트집의 미학' -
우리의 탈 문화는 원시적 제의성과 건강성이 해학과 공격의 미학으로 어우러진 민중문화다. 하회탈은 그 정점. 삶속의 탈이 갖는 「트집의 미학」을 모순 논리와 역설의 논리로 풀었다. 부네 선비 양반 각시 중 할미 백정 이매 초랭이 등 모두 아홉가지 탈 속에 숨겨진 이야기다.
풍부한 표정의 미학, 하회탈춤 대사의 기능과 구성 원리, 하회별신굿의 사회적 의미, 하회탈춤의 철학적 의미 등 안동 하회탈춤의 모든 것을 푼다. 천연색 도판과 현장 사진이 읽는 재미를 더한다. 호이징가 바흐친 등 서구 문화학자들의 이론은 하회탈춤과 어떤 관련을 갖는가? 하회탈춤 속에 감춰진 지배 질서와 화해의 실체는? 임재해(국학부), 김재석(국문학부), 이은주(국문학부)등 안동대 교수 9명의 화회탈 관련 논문 모음집이다. 「사계절」의 한국문화총서 제 8권. 1만2,000원.
(C) COPYRIGHT 1998 THE HANKOOKILB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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