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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따로 교통카드] 시민불편 '더블 더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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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따로 교통카드] 시민불편 '더블 더블'

입력
1999.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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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하나로, 서울은 따로 따로?」금융기관 카드로 서울과 주변지역의 버스 지하철등을 이용할 수 있는 서울시 교통카드가 행정당국의 비협조와 업체간 과당경쟁으로 시민들에게 이중 삼중의 부담을 안기고 있다. 반면 부산에선 「하나로 카드」만으로 모든 시민이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있는 데다 할인혜택까지 받고있어 서울과 크게 대비되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도입된 교통카드를 이용하는 서울시민은 지하철을 탈때는 국민 패스카드를, 버스를 탈 때면 BC·삼성·외환 교통카드를 따로 구입해야 한다. 또 교통카드 기능이 추가된 이들 신용카드를 발급받으려면 5,000원 이상의 추가 연회비를 내야 한다. 하지만 지하철용 국민 패스카드는 할인이 전혀 안 되고, 버스용 3개사 카드는 고작 2% 할인될 뿐이다.

더 큰 문제는 신용카드를 발급받기 힘든 학생이나 고령 퇴직자, 직업이 불안정한 서민은 카드를 아예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작 교통카드가 필요한 「경제적 약자」는 안중에도 없는 것이다. 4개 카드회사 교통카드는 지금까지 135만여매가 보급돼 보급률(서울인구 1,038만 기준)은 13%에 불과하다.

이같은 문제는 신용카드와 연계된 교통카드를 도입할 때부터 예정돼있었다. 이미 선불제 버스충전카드가 쓰이고 있던 96년 철도청은 후불제 방식의 신용카드를 주장했고, 지하철공사를 두고 있는 서울시는 버스충전카드와 같은 선불제를 제시했다. 하지만 결국 철도청안대로 후불제 신용카드가 채택되고 시민 편익보다 카드회사의 잇속을 채워주는 방식으로 계약이 맺어졌다. 선수를 빼앗긴 BC, 삼성, 외환카드는 지난해 5월 서울시 버스운송사업조합과 선불제 방식의 교통카드 도입을 계약했다.

「따로 따로」교통카드에 대한 시민 항의가 빗발치자 서울시는 최근 카드간 호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지하철 전파장애등 기술적 문제와 행정상 난제 등으로 엄두를 못내고 있다. 또 지하철에 버스카드 모듈을 설치하려면 대당 5만원의 추가비용이 들고, 버스에서 지하철 카드를 쓰기 위해서는 버스 1대당 100만원 가량이 소요된다.

반면 부산시의 통합 조정하에 지난해 9월말 도입된 부산의 「하나로 카드」는 3,003대의 시내 버스, 581대의 지하철, 341대의 마을버스, 7,597대의 택시, 3곳의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만능 카드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까지 220만장이 보급돼 전체 부산시민(384만명)의 57%가 애용하고 있다.

윤순환기자 shyoon@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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