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전문기관의 경영진단을 토대로 마련된 정부조직 개편안에는 상당한 쟁점들이 포함되어 있다. 대부분 부처 및 여야간 이해관계가 대립된 것들로 향후 정부 최종안마련과 국회 입법절차 과정에서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예산과 경제정책조정 예산과 정책조정권한이 어디에 주어지느냐에 따라 「실질적 수석경제부처」의 주인도 달라질 수 밖에 없어 당사자인 기획예산위원회와 재정경제부간에 이미 치열한 세(勢)대결이 진행되고 있다.
당초 민간경영진단팀은 「예산권과 경제정책조정권 통합」의 대원칙 아래 두 권한을 재경부에 두거나(1안), 현 기획예산위에 두자(2안)는 「몰아주기」복수안을 제시했었다.
그러나 경영진단팀 의견을 토대로 경영진단조정위원회가 7일 발표한 공청회안에는 그 골격이 크게 달라져있다. 기획예산위와 예산청을 통합, 기획예산부를 신설하되 정책조정권은 재경부에 두거나(1안), 예산권과 정책조정권을 모두 재경부로 넘기거나(2안), 기획예산위를 예산부와 정부혁신위원회로 분리하자(3안)는 것이다. 하나같이 예산권이 어디에 있든 정책조정권을 재경부에 부여하고 경제정책조정회의(구 경제장관회의)의장도 재경부장관이 맡아 재경부를 수석부처로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현 기획예산위-재경부구도를 「현상유지」하자는 1안의 가장 큰 문제점은 예산과 정책조정권이 분리돼 정책조정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재경부관계자는 『부처를 장악할 수 있는 힘은 예산에서 나온다. 더구나 요즘처럼 정치장관이 많은 상황에서 과연 예산권없이 부처간 이견을 조정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아무리 재경부장관이 경제정책조정회의의장을 맡는다해도 예산권없이는 아무것도 할수 없다는 것이다.
2안은 예산과 정책조정권을 재경부에 몰아준 「구 경제기획원 부활안」이다. 재경부는 여기에다 세제와 일부 금융정책기능까지 보유하게 되니 과거 경제기획원을 더욱 강화한 슈퍼부처로 재탄생하게 된다. 이는 「쥬라기시대(공룡부처탄생)」로 1년만에 복귀한다는 비판의 소지를 안고있으나 「정책과 예산의 일원화」라는 대원칙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기획예산위 관계자는 『예산과 정책조정이 재경부로 옮겨가면 기획위는 공공개혁만 남게 된다. 그러나 정부부처와 공기업에 메스를 가하는 개혁작업 역시 예산권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예산권과 정책조정권을 기획위로 넘기고, 재경부는 금융·조세정책을 담당하는 구 기획원-재무부체제가 효율과 견제의 원칙에 맞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중앙인사위원회 설치 지난해 조직개편때 추진했다가 무산된 「뜨거운 감자」다. 고위공무원이 민간에 개방되고, 인사의 중립성요구가 더욱 절실해지는 만큼 독립·합의제 형태의 인사위원회가 설립되어야한다는 것이 경영진단팀들의 의견이다.
쟁점은 중앙인사위원회의 소재. 경영진단팀들은 인사위원회를 대통령 소속의 장관급 위원회로 만들어 인사정책을 담당하거나(1안), 행정자치부의 인사집행기능까지도 가져오거나(2안), 국무총리소속의 인사행정처(3안)로 만들자는 3개안을 내놓았다. 현재로선 대통령 밑에 두는 1,2안이 유력해 보이지만 지난해 조직개편때 야당과 자민련이 「대통령권한의 과도한 집중」을 이유로 강력반발한 바 있어 이번에도 논란은 불가피할 것 같다.
/이성철기자 sclee@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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