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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정부개편 용두사미 안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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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정부개편 용두사미 안되게

입력
1999.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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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수립 후 48번째로 정부조직 개편을 위한 경영진단조정위원회의 시안이 나왔다. 이번 개편안은 사상처음으로 민간컨설팅 기관들이 17부 2처 16청을 대상으로 경영진단을 했다는 점에서 『건국이래 최대의 개편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또한 이번 정부 조직개편이 사실상 새천년(뉴 밀레니엄) 초입의 공공부문 틀을 확정한다는 점에서 각별한 관심을 갖게 된다.

이 개편안은 8일 공청회를 거쳐 당정협의에 들어간 뒤 이달 말쯤 최종안이 확정될 예정이다. 그런 과정에서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선다. 이미 시안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각 부처들이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각자의 입김을 불어넣었다. 각 부처의 간부들은 정책현안을 뒷전으로 미룬 채 시안내용에 자기입장을 반영하려고 이리저리 뛰었고, 일반 직원들조차 개편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다 보니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털어놓을 정도였다. 따라서 앞으로 정부안이 최종 확정되는 순간까지 더욱 노골적이고 불꽃튀는 부처별 로비가 예상되고, 개편안의 후퇴가 우려된다.

이번 조직개편과 함께 부처간 벽을 허물어야 한다. 이제 실·국장급의 30%를 외부에서 개방형으로 충원하는 마당에 공무원내부에서 부처간 인사교류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부처간 벽을 허물기 위해 특히 일정한 비율의 교류폭을 정한다면 부처 이기주의도 상당부분 해소될 것이다. 전문성 후퇴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으나 앞으로는 보다 폭넓은 지식과 안목을 바탕으로 전문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옳다고 본다.

정부조직이 개편된지 1년밖에 안됐다는 점에서 너무 자주 정부조직을 바꾸려 한다는 지적이 있고, 또 경제난국을 풀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정부조직이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1년전의 조직개편이 기구중심의 부처통폐합에 그쳤고, 강도에 있어서 국민의 기대수준에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므로 이번에 본격적인 개편을 반대할 생각은 없다.

정부는 현재의 여건을 감안하여 당초 계획한 일정을 지켜줄 것을 당부한다. 제시된 시안은 8일 공청회를 거쳐 최종건의서, 정부시안, 청와대보고 등의 절차를 거쳐 이달안으로 국회에 넘어갈 예정이다.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다거나 신중을 기한다는 이유로 일정을 미루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실직이 증가하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 각종 구조조정의 마무리등 중요한 현안들을 감안할 때 정부조직개편이 자칫 사회·경제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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