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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소액주주운동의 올바른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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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소액주주운동의 올바른 방향

입력
1999.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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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지원 이후 우리 기업의 경영환경은 급속히 변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소액주주운동일 것이다. 소액주주 문제는 그동안 우리 기업들이 소홀히 다뤄왔던 게 사실이다. 따라서 소액주주운동의 취지와 바람직한 소액주주운동을 위해 우리가 노력해야 할 사항을 몇가지 지적한다.소액주주운동은 여러 면에서 경제적으로 바람직한 운동이다. 우선 기업경영진의 행위를 견제하고, 경영진이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기회주의적 행위를 수행할 때 경영책임을 추궁하여 주주와 경영진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대리인 비용(agency cost)을 줄여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또한 소액주주운동은 지배주주의 독단을 견제함으로써 소액주주의 이익을 보호해 줄 수도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런 장점을 지닌 소액주주운동이 우리나라 토양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당사자인 기업경영진과 소액주주의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경영진은 기업이 특정 주주의 기업이 아니고 불특정 다수의 기업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외국인 지분비율이 높은 기업의 경우에는 기업이 단순한 국민기업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전세계에 퍼져 있는 세계시민의 글로벌기업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이들 주주의 이익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기업경영진은 소수가 아닌 다수가 기업의 경영상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경영의 투명성 확보에 노력하고, 불특정 다수의 주주를 대상으로 하는 적극적인 IR(investor relations·투자가를 위한 홍보활동)을 전개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실제 상당수의 경영진_소액주주 갈등은 정보의 단절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소액주주측도 기업경영진과 마찬가지로 강도 높은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우선, 경영진과 지배주주에 대한 시각을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 소액주주운동의 초기단계인 현재는 불가피하게 소액주주_경영진의 관계가 대립적이고 다소 투쟁적인 특성이 강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특성이 지나치게 되면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소액주주들은 기업의 장기적 가치보다는 단기적인 투자수익률에 집착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외국인투자자에서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 현행 소액주주운동이 외국인투자자와 연대해서 전개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 경우 배당률이나 주가 시세차익 등 단기적인 수익을 중시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따라 경영진은 도전적이고 전략적인 경영보다는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경영으로 안주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소액주주운동이 대규모 법정소송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법정투쟁에 따른 과도한 소송비용은 결국 기업의 가치를 하락시키는 부작용을 수반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부작용은 소액주주운동이 오랫동안 계속되어 온 미국 등의 국가에서도 지적되어 왔다.

이상에서 소액주주운동이 우리나라 토양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 필요한 노력에 관하여 살펴봤다. 가장 중요한 점은 소액주주_경영진_지배주주의 관계가 대립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협력자로서의 인식에서 상호신뢰 기반구축에 노력해야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협력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공동노력을 해야만 소액주주운동의 취지에 부합하는 효과적인 경영견제와 주주이익 극대화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한충민 한양대교수·국제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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