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李會昌)총재체제 출범이후 신주류의 한 축을 형성해온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부총재가 점점 당에서 멀어지고 있다. 김부총재는 4일 총재단회의에 불참한데 이어 5일 당무회의에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지구당 행사참석을 사유로 댔지만 단지 그 것만은 아니었다.김부총재는 지난 2일 총재기자회견에도 배석하지 않았다. 의도적 자리비우기였다. 회견내용에 관한 사전상의까지는 몰라도 최소한 회견당일 아침 총재단 회의에서 주요내용만이라도 고지했어야 했다는 게 김부총재의 생각이다. 김부총재의 불만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정국정상화라는 원론에는 이총재와 뜻을 같이 하나, 3연속 법안 날치기 처리·국회 529호 정치사찰·야당파괴 등 그동안 한나라당이 문제삼아온 본질적 사안들이 기자회견 이후 모두 증발되다시피하고 엉뚱한 서상목(徐相穆)의원 체포동의안 처리만 핵심현안으로 대두됐다는 것이다.
재·보선 후보공천에 관해서도 김부총재는 불쾌함을 감추지않고 있다. 가뜩이나 불안한 수도권 의원들은 3·30 재·보선 결과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데, 이총재가 명분없는 선거구도로 게도 구럭도 모두 놓치는 우를 범하고 있다는 게 김부총재의 판단이다.
내각제에 대한 이총재의 미온적 태도도 마음에 안든다. 외곽돌기로 DJP 갈등을 촉진한다는 전술적 측면은 이해못할 바 아니나 이제는 당의 정체성과 국익의 관점에서 이 문제에 정면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측근은 『이총재가 원칙이나 전략적 사고없이 당을 운영하는 한 협조할 수 없다는 게 김부총재의 생각』이라며 『현재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이총재와의 연대자체에 근본적인 회의를 하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희곤기자 hghong@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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