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이 깨지는 일만 남았습니다』남자배구 실업팀의 한 관계자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장병철 최태웅 등 99년 대졸자에 대한 삼성화재의 스카우트 실시가 임박했다며 『그렇게 될 경우 현대자동차 LG화재 대한항공 등 3개팀은 이전의 합의대로 삼성화재와 경기를 갖지 않을 것이다. 나아가 한팀은 해체될 지도 모른다』는 섬 한 전망까지 내놓았다.
예정된 파국. 현재 배구판은 그 순간이 오기를 마냥 기다리고 있는것처럼 보인다. 마치 운명인냥, 해결방법은 도대체 존재하지도 않는 것처럼 모든게 체념한채 말이다.
4개구단 단장들은 파국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수시로 모였다고 했다. 그러나 그들에겐 파국을 막을 능력이 없었다. 자신의 입장에서 한발짝씩 물러서는 법을 못 배웠기에.
그렇다면 해결사로서의 권한과 의무를 가진 협회는 뭘 하고있나. 「올해는 자유경쟁, 내년엔 드래프트와 자유경쟁을 놓고 재논의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협회의 「임박한 파국」대응책은 이 한마디였다. 『설마 판이야 깨지겠습니까』 그러면서 협회 관계자는 자신들의 입장을 따르지 않으려는 3개팀을 비난하기에 바빴다. 자신들의 무사안일, 무능력이 파국을 재촉하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99슈퍼리그는 너무나 재미없었다. 뻔한 경기결과 때문이었다. 그래서인지 배구협회와 남자실업팀은 실망한 배구팬을 위해 「파국」이라는 볼거리를 준비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이동훈기자 dhlee@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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