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굴지의 대형 건설회사들이 가담한 사상 최대규모의 공공건설공사 입찰담합 비리가 적발됐다.공정거래위원회는 4일 1군(시공능력 1,000억원이상 116개업체) 소속 26개 대형 건설업체들이 서해안고속도로등 총공사비 1,700억원대의 3개 공공공사 입찰에서 담합을 벌인 사실을 밝혀내고 총 101억4,9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이같은 담합입찰로 인한 지난해 예산낭비 규모가 최대 3조원에 이른 것으로 추정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실시된 서해안고속도로 군산_무안 건설공사(21공구) 97년 10월의 인천인수기지 제2부두 항만공사 같은해 11월의 남해고속도로 동마산인터체인지 및 구암육교개량공사 입찰에서 특정업체가 연고권을 주장하고 나머지 업체들은 들러리(고가입찰)를 서는 사전담합을 통해 각각 낙찰자가 한진종합건설 대림산업 삼부토건으로 결정됐다. 3개 공사의 낙찰가격은 각각 912억3,900만원, 541억원, 309억9,800만원으로 예정가격 대비 낙찰률이 모두 96%가 넘었다.
공정위 오성환(吳晟煥)경쟁국장은 『담합시 낙찰가격은 그렇지 않을 때보다 평균 8~10%정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작년 공공건설공사 수주액 규모가 30조원에 달한 점을 감안하면 담합에 따른 예산낭비액은 2조4,000억~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이에 따라 3개 낙찰업체엔 낙찰가격의 1%, 현대건설 삼성물산 동아건설 쌍용건설 SK건설등 「들러리」업체엔 0.5%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업체별 과징금 규모는 한진종합건설이 13억3,800만원으로 가장 많고 대림산업 9억9,700만원, 현대건설과 SK건설이 각각 7억2,700만원등이다. 낙찰업체외에 들러리업체까지 과징금을 매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공정위는 울산시 산업로 확장공사 입찰에서도 담합을 벌인 현대건설등 8개 업체에 시정명령조치를 내렸다.
공정위는 앞으로 낙찰률이 90%를 넘는 대형 공공공사 입찰은 일단 담합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상시직권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이성철기자 sclee@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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