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권핵심부가 자민련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를 자주 챙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지난달 김부총재를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또 이종찬(李鍾贊)국가정보원장은 지난달 두차례 김부총재를 만나 정국현안 전반에 대해 얘기를 주고 받았다. 김정길(金正吉)청와대정무수석도 최근 김부총재에게 『조만간 만나자』고 제의했다.김부총재는 그동안 내각제 강공을 주도해온 대표적 인물. 때문에 여권핵심부가 그에게 관심을 표명하는 것은 내각제 해법을 찾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5일께 김대통령은 전화로 김부총재에게 『한번 만나자』고 말하자 김부총재는 『강원도에 갔다와서 뵙겠습니다』고 대답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국민회의측은 『김부총재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대통령과의 면담을 피했다』고 꼬집었다. 김부총재는 『청와대에서 전화가 왔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 뒤에 연락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자민련 관계자들은 『김부총재가 청와대에 갔다올 경우 내각제와 관련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부총재는 이종찬국정원장과의 회동과 관련 『92년 대선때 함께 YS에 반대한 사이여서 가끔 만난다』며 『세상 돌아가는 얘기들을 주고받았다』고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청와대측은 그동안 내각제문제는 김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총리, 박태준(朴泰俊)총재 등이 풀어갈 문제라면서 내각제 강공을 펴는 김부총재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왔다. 그럼에도 내각제 연기쪽으로 우회하기 위해서는 김총리뿐만 아니라 김부총재도 함께 설득해야 한다는 것이 여권핵심부의 판단인 것 같다.
/김광덕기자 kdkim@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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