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 월드컵의 성공개최를 기원하며 힘차게 달리겠습니다』1일 오전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건설현장에서 열린 「한·일 청년 월드컵 개최도시 자전거투어」출정식. 한국과 일본의 청년 20명과 함께 국내 월드컵 개최도시를 순례하는 보름간의 대장정에 나선 일본인 대학생 이리에 준코(入江純子·29·간다(神田)외국어대 한국어과 1년), 하라다 카즈유키(原田和幸·21·가나가와(神奈川)대 경제학부 3년)씨는 출발에 앞서 각오를 다졌다.
이리에씨는 도쿄(東京)의 한 병원에서 5년째 간호사로 일하면서, 한국어통역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뒤늦게 한국어공부를 시작한 맹렬여성. 방학을 이용해 한국외국어대에서 연수를 받고 있는 그는 이번 투어를 위해 한달 남짓한 수업의 절반을 빼먹는 「희생」까지 했다.
24시간 한국의 젊은이들과 함께 생활하다보면 교실에서보다 더 생생한 한국어를 배울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서다. 2002년 월드컵때는 한국어통역 자원봉사자로 뛰고 싶다는 그는 『이번 투어를 통해 한국의 문화를 보다 가까이서 느끼고 배우겠다』고 말했다.
하다라씨는 1년에 70번이상 축구경기장을 찾고, 한국 프로축구 「원정 관람」도 마다않는 축구광. 선수들 이름만 알아도 외국인들과 대화가 통한다는 그는 「축구=세계공통어」라는 나름의 철학까지 갖고 있다. 처음에는 일본 단독개최가 아니어서 몹시 서운했지만 마음을 고쳐먹고 한국어공부를 시작, 일본에서 치르는 한글검정 5급 자격도 따놓았다.
그는 『이번 투어는 월드컵이 「높은 사람들」만의 축제가 아님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한국의 젊은이들과 힘을 합쳐, 대회를 치른 뒤 공동개최하기를 잘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희정기자 jaylee@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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