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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인물] "친일행위자 끝까지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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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인물] "친일행위자 끝까지 추적"

입력
1999.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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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민족행위 관련자들을 끝까지 추적해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을 겁니다』3·1절 80주년을 맞아 「반민족행위 처벌 특별법제정 추진본부 준비위원회」를 결성하고 발기인 모집에 나선 신시민운동연합 육철희(陸徹熙·38)정책위원장.

『거리에서 과시성 행사를 요란하게 연다고 민족정기가 회복되겠습니까』 93년 결성된 민족운동단체 「신시민운동연합」을 이끌어온 육씨는 3·1절 80주년이라고 이벤트성 행사만 잔뜩 벌이는 정부가 못마땅하다.

회사원, 연구원, 자영업자 등 이름없는 시민 20여명이 호주머니돈을 털어서 만든 신시민운동연합은 그동안 「초등학교 명칭 바로잡기 운동」 등을 통해 민족정기 지킴이로 활동해왔다.

『역사의 교훈을 쉽게 잊어버리는 민족은 또다시 굴욕의 역사를 되풀이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유럽에서는 나치잔당에 대한 추적과 처벌을 지금도 계속하고 있는데 우리는 「역사불감증」에 빠져있어요』

그는 93년 이완용(李完用), 송병준(宋秉畯)등 친일매국노의 후손들이 조상땅 되찾기에 나서자 시민단체들이 특별법 제정운동을 벌였지만 어느새 그 열기가 식어버린 것을 역사 불감증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는다.

육씨는 『당시 신시민운동연합도 서울 탑골공원에서 3월1일부터 서명운동을 시작, 6월말까지 3만여명의 서명을 받아냈지만 이후 꾸준하게 운동을 이어가지 못해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부끄러운 심정을 털어놓았다.

『국민적 비난이 쏟아지자 재산을 국가나 복지단체 등에 기증하겠다고 약속했다가 여론의 관심이 없어지자 남몰래 재산을 해외로 빼돌리는 매국노 후손을 지켜보면서 결국 역사청산은 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절감했죠』

신시민운동연합은 우선 반민족행위자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연구활동을 거쳐 친일전력자의 공직사퇴, 친일전력자를 기념·찬양하는 각종 상징물 철거 운동 등을 시작할 계획이다.

성균관대 유학과를 졸업한후 한문학원과 전자제품대리점 등을 운영하다가 고등학교 2학년때 읽었던 백범일지의 감동을 잊지 못해 93년부터 아무런 대가도 없는 민족운동에 매달려왔다. 효창원 평일 개방, 4·19 애국선열 안내도에 실린 친일인사 명단삭제 등이 모두 그의 노력 덕분이다.

27일 이화여대 앞에서 열린 김활란상 제정 반대집회에 참석했다가 무관심하게 지나쳐가는 대학생들을 쳐다보며 젊은 세대의 「역사불감증」을 실감했다는 육씨는 『새로운 미래는 잘못된 과거청산에서 시작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천호기자 chpark@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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