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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싱가포르 칠레연금제를 모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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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싱가포르 칠레연금제를 모델로

입력
1999.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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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확대실시를 놓고 갖가지 반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보다 중요한 문제는 근본적인 개혁에 있다. 우리가 지금 논의하는 공적 연금제도를 앞서 도입했던 유럽과 미국 일본 등은 지금 새로운 연금 개혁안을 찾고 있다.그들이 고려하는 개혁모델은 싱가포르와 칠레의 연금제도다. 이들 나라에서는 개인계좌 적립방식을 쓴다. 가입한 모든 사람들에게 개별 계좌가 배당되며, 기금 운용 수익률에 따라 각자의 계좌에 적립된 원금과 이자를 노후에 연금으로 지급받는 방식이다. 정치적 결정에 의해 보험료와 연금지급액이 들쭉 날쭉하는 우리의 국민연금과는 대조적이다.

가입자들의 소득을 파악하는 문제로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자신이 낸 금액에 일정한 수익률을 돌려 받는 제도이므로, 적게 내고 싶은 사람은 소득을 적게 내면 된다. 반대로 보험료 이상의 저축을 하고 싶은 사람은 더 내도 되며, 그만큼 더 받게 된다. 연금계좌에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으므로 저축 동기를 증대시킨다.

싱가포르제도의 장점은 도입한 지 무려 40년이 지났지만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는 사실이다. 이론상에서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건전하게 운영될 수 있다는 점이 증명된 셈이다. 의료보험이나 주택구입, 교육을 위한 개인 보험계좌를 통합 운영함으로써 관리비용도 줄이고 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이 제도에 매료돼 복지부분 대변인과 함께 싱가포르를 방문하기도 했다.

한편 칠레제도의 장점은 선택과 경쟁이다. 가입자는 연금을 운영하는 민간 연금기금관리회사를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이 있고, 연금기금관리회사들은 더 높은 수익률을 내기 위해 경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대규모의 민간자본이 자본시장을 성숙시켰다는 점도 칠레제도가 싱가포르에 비해 더욱 높이 평가받는 이유다.

페루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멕시코가 이 방식을 부분적으로 도입했으며 현재 공적연금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대부분의 국가들은 칠레의 방식을 통한 연금개혁을 고려하고 있다.

더 늦기전에 근본적 개혁을 고민해야 한다. 본격적인 연금 수혜자가 생기게 되면 개혁은 더 힘들어진다.

권오성·자유기업센터 공공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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