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와 참여연대의 대충돌이 다시 초읽기에 들어갔다. 소액주주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참여연대(위원장 장하성·張夏成 고려대교수)는 올 봄 주주총회에서 「재벌식 경영관행」은 물론 재벌총수를 주(主)타깃으로 겨누겠다는 태세다.이에 맞서 주요 재벌계열사들은 같은 날 주총을 열어 참여연대의 전력을 분산시키고, 소액주주운동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연구보고서까지 발간하는 등 맞불작전에 나서 양측의 대결이 점입가경의 양상을 띠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SK텔레콤 주타깃 참여연대가 이번 주총에서 실력행사도 불사하겠다며 벼르고 있는 업체는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LG반도체 ㈜대우 SK텔레콤등 5개사. 이들 업체는 약속이나 한 듯 다음 달 20일을 주총 D-데이로 잡고 있다.
참여연대는 이 중에서도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이미 코리아펀드등 외국자본과 공동으로 0.8%의 지분을 모아 신주인수권과 부당내부거래 제한 등을 요구하는 주주제안권을 제출, 일전을 겨루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또 이건희(李健熙)삼성그룹 회장에게는 삼성전자의 삼성자동차 지원과 삼성자동차 경영권이양의 책임을 묻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참여연대 김은영(金恩榮)간사는 『삼성전자측이 주주제안권을 받아들인 만큼 주총에서 통과되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이회장에게는 자동차사업에 따른 손실을 개인배상하도록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소액주주들을 최대한 동원, 현대중공업 ㈜대우등에 대해서도 부당내부거래 관련 임원문책, 독립적인 사외이사 선임등을 요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주총 한판 대결 불가피할 듯 참여연대와 한판승부를 앞 둔 재벌 계열사들은 소액주주들의 주장을 일단 경청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주요 안건에 대해서는 표대결을 통해 기를 꺾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와관련, 전경련 산하 자유기업센터는 최근 연구보고서에서 『경영판단에 관한 문제를 소액주주들이 단죄하고 법적인 심판대상으로 삼을 경우 소신있고 적극적인 경영이 어려워진다』며 참여연대의 움직임을 견제하고 나섰다.
참여연대는 그러나 올 초 재벌경영의 문제점을 사안별로 지적한데 이어, 추가적인 불법경영사례를 「폭로」하는 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져 올 봄 주총은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김동영기자 dykim@hankookilbo.co.kr
(C) COPYRIGHT 1998 THE HANKOOKILBO -
KOREALINK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