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부산에서 발생한 택시운전사 손운진씨 발목 절단사건은 거액의 보험금을 노린 자작극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당초 이 사건은 택시강도사건으로 신고됐으나 조사과정에서 손씨가 소득수준에 맞지 않게 총 6억원의 보험에 가입한 사실이 드러나고 진술이 엇갈려 경찰은 초동수사 단계에서부터 손씨를 의심했다고 한다.경찰은 사건발생 9일만인 23일 손씨의 자백을 받아냄으로써 보험금을 노린 범죄는 대부분 실패한다는 사실이 다시 확인됐다.
지난 몇달동안 보험금을 타내려고 저지른 범죄 가운데 우리 기억에 남아있는 흉악한 사건만도 대여섯건이나 된다. 지난해 가을에는 보험금 1,000만원을 타내기위해 아버지가 아들의 손가락을 잘랐고, 아내가 수억원의 보험금을 노려 내연의 남자와 짜고 남편을 살해하기도 했다.
또 슈퍼마켓 주인이 20여억원의 보험에 가입한뒤 딴 사람을 시켜 자신의 양발목을 자르게 했고, 오빠가 40여억원의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여동생을 감전시켜 살해한 사건도 있었다.
이같은 끔찍한 범죄들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일확천금하겠다는 망상에서 비롯된 사건들이고, 보험에 대한 무지와 착각이 그같은 망상을 부채질했다고 볼수 있다. 각종 보험이 생활속에 뿌리내리고 있으나 보험에 대한 기초적인 상식마져 알지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임을 말해주는 사태다. 보험은 가입하기는 쉬워도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심사과정을 거쳐야 한다.
어설픈 자작극으로 보험금을 타낸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것이다. 게다가 보험관련 법규상 보험금을 타내기 위한 자살 또는 자해행위는 불지급 대상으로 명백히 규정돼 있다. 세상을 놀라게 했던 보험금을 노린 사건들은 모두 경찰수사 과정에서 자작극임이 탄로가 났다.
일련의 보험관련 범죄를 접하면서 경찰과 보험관련기관에 주문하고자 한다. 경찰은 이와 유사한 범죄가 국민 정신건강에 큰 폐해를 끼친다는 사실을 명심해 반드시 사건을 해결함으로써 범죄심리를 꺾어야 한다. 보험관련기관도 보험이 위험과 불확실성에 대한 대비책이라는 홍보만 할게 아니라 보험에 대한 약관과 규정을 자세하게 알려야 한다.
대개 보험 외판원의 그럴듯한 권유에 넘어가서 보험에 들고, 잔꾀를 부려 보험금을 타내겠다는 망상에 빠지는 것이 범죄자들의 심리인데, 이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IMF체제로 사회가 불안한 가운데 보험금을 노린 범죄들이 계속 증가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 이세상에 눈먼 보험금은 없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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