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손끝에 달렸다.대회 3연패를 노리는 삼성화재의 세터 방지섭(25)과 우승컵과의 첫만남을 고대하는 대한항공의 세터 김경훈(26). 24일부터 잠실벌에서 시작되는 99슈퍼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의 향배는 이들 두 배후조종자의 「손끝」이 가리키는 곳이다.
3차대회까지 토스정확률 32.97%로 실업팀 세터중 2위에 랭크된 방지섭은 대회초반까지만 해도 믿음을 주지못했다. 승부처서 토스워크가 흔들려 노장세터 신영철에게 종종 자리를 내주곤 했다. 그러나 경기가 거듭될수록 감각이 안정됐고 2차대회부턴 아예 붙박이로 나섰다.
좌우쌍포를 매끄러운 토스워크로 완벽하게 이용하는가 하면 좌우로 공을 토스할 듯하다가 중앙속공으로 처리하고 속공인가 싶으면 왼쪽 오른쪽으로 넘기는 페인트 모션으로 상대팀을 철저히 농락, 2차대회 이후 삼성화재 14연승을 견인했다.
대한항공의 3년차 세터 김경훈. 현대자동차에 연승을 거두고 대한항공이 창단후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빠르고 다양한 공격루트 덕이었다. 당연히 그 바탕엔 김경훈이란 세터가 있다. 보통 세터보다 반박자 빠른 그의 토스에 현대자동차의 장신 블로커들은 미처 따라가지도 못하는 곤욕을 치른 끝에 무너졌다.
초등학교부터 줄곧 세터를 해온 김은 공격에도 일가견이 있어 한세트에 1,2개의 스파이크를 때려내곤 한다.
지난해 둘은 방콕아시안게임 대표팀 주전세터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였다. 결과는 김경훈의 판정승. 방지섭은 김경훈에 밀려 줄곧 벤치신세를 져야했다. 그러나 방은 최고세터 자리를 이번 결승전 무대를 통해 가져오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동훈기자 dhlee@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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