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연방측과 알바니아계간의 코소보 평화협상이 사실상 결렬된 가운데 23일 코소보해방군(KLA)측이 「2주간 휴식뒤 협상재개」안을 내놓음에 따라 코소보 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소식통은 회담 참가자들이 협상시한(23일 오후 11시·한국시간)까지 아무런 합의를 도출해 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KLA측이 협상의 마지막 순간에 일반 주민들과의 협의를 위해 2주간 회담을 중단한 뒤 회담 재개를 요청했으며 미국 등 접촉그룹도 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빌 클린턴 미대통령은 이날 미 하원지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양측은 이번 협상에서 많은 진전을 이뤄냈다』며 시한 종료이후에도 협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루빈 미 국무부 대변인도 『이번 랑부예 협상은 기나긴 평화과정의 한 장(章)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조, 협상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따라서 미국 등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는 협상결렬에 대비, 세르비아 공화국에 대한 공습준비를 완료했으나 실제로 공습에 즉각 돌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날 막판 담판에서도 유고연방측은 타협안 중 NATO 병력의 코소보 주둔을 강력히 반대했으며 알바니아계는 3년간의 자치 만료 후 완전독립 보장을 요구하는 기존의 입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알바니아계는 또 KLA의 무장해제안을 거부해 왔다.
앞서 미국은 80기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탑재한 4척의 군함들을 인근 아드리아해에 포진시키고 B_52 폭격기와 F_117 스텔스 전폭기 등 항공기 57대를 영국과 이탈리아에 추가 배치하는 등 공습 준비를 완료했다.
하지만 알바니아계가 접촉그룹의 최종안을 받아들이거나 회담결렬을 공식 선언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세르비아공화국에 대한 공습은 어렵다는 게 미국 입장이다.
한편 세르비아 정부군은 사흘째 코소보주 프리슈티나에 대한 공세를 강화, 북서쪽에 위치한 부치트른에서 알바니아계와 2시간여 동안 교전했다.
김지영기자 kimjy@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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