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첩보위성들이 아마추어 관측가들로부터 존재가치를 위협받고 있다. 전세계에 퍼져있는 「인공위성 관측가」들이 극비에 부쳐져야 할 첩보위성의 궤도 속도 위치등을 알아내 인터넷에 띄우고 있다.21일 워싱턴포스트지에 따르면 천문학에 관해 약간의 기초지식만 있으면 인터넷에서 제공되는 자료를 이용해 「키홀(Keyhole)」 「라크로스(Lacrosse)」등 첨단 첩보위성이 언제 어느 곳을 지나 가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미 우주사령부 집계에 따르면 현재 지구궤도 위에는 약 8000개의 인공위성이 떠 있다. 이 가운데 200여개가 미국의 군사및 정보수집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지상의 목표물을 10cm 크기까지 식별, 사진촬영을 할수 있는 첩보위성은 그 숫자조차 극비사항이다.
인공위성의 대부분은 고궤도 위에서 지구의 자전속도에 맞추어 하루에 한번씩 지구를 회전하는 정지위성이지만, 이들 첩보위성은 저궤도를 빠른 속도로 비행하는 선회위성이다. 버스만한 크기의 이 위성들이 햇빛에 반사될때는 간단한 망원경으로도 관측할 수 있다.
미국은 83년까지만 해도 군사및 첩보위성의 비행자료를 공개해오다 최근들어 첩보위성의 관련자료를 극비로 분류, 이를 비밀에 부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전세계의 아마추어 관측가들이 취미와 호기심으로 앞다투어 첩보위성 찾기에 나섰고 그 결과를 인터넷과 동호인 잡지등에 공개하고 있다.
미국의 이라크 공습이 있었던 지난해 12월16일에는 전직 CIA 과학자 알렌 톰슨이 『이제 미국의 첩보위성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라는 것을 경고한다』며 자신의 계산과 관측에 따라 첩보위성이 바그다드 위를 지나간 정확한 시각과 궤도 등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톰슨은 『지난해 5월 인도가 핵실험을 강행한 라자스탄 사막위에도 미국의 첩보위성이 지나갔으나 인도측은 이미 언제 위성이 지나갈 것인가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핵실험 준비상황을 감출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신재민특파원 jmnews@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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