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환란(換亂)이 오지 않도록 살아있는 세계금융정보를 수집 분석 공급하겠다」는 야심찬 계획 아래 내달 출범할 국제금융센터의 집행기구 인선이 학자 명망가 위주로 짜여져 취지를 무색케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재정경제부는 22일 국제금융센터 초대소장에 어윤대(魚允大)고려대교수, 의사결정기구인 운영위원에 구본영(具本英)전청와대경제수석, 민상기(閔相基)서울대교수, 조윤제(趙潤濟)서강대교수, 이용성(李勇成)전은행감독원장, 조성진(趙成鎭)전외환은행전무등을 내정했다.
재경부측은 어소장의 경우 금융발전심의회 국제금융분과위원장을 오래 역임했고, 조교수는 국제통화기금(IMF)이코노미스트, 구 전수석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거치는등 대부분 국제금융전문가들로 짜여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제금융센터의 설립목적이 시드니부터 뉴욕까지 24시간 움직이는 국제외환시장을 예의 주시하고, 시장 안팎의 생생한 정보를 취합분석하는데 있다면 인선부터 국제금융시장에 오랜 경험을 갖고, 현재도 활동하고 있으며, 지인도 많은 인사 중심으로 이뤄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물론 정보수집 시장분석 전략구축등 실무업무는 「시장전문가」들이 맡는다. 재경부는 곧 인터넷등을 통해 실제 국제금융경력이 풍부한 전문인력을 국내외에서 공모, 외국투자은행의 시장분석조직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다. 한 관계자는 그러나 『유능한 전문가를 스카우트하려면 엄청난 급여와 처우를 보장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환란의 악몽을 생각한다면 어떤 비용이 들더라도 「에이스」들을 끌어와야 하며 A급 전문가들이 아니라면 굳이 센터를 만들 이유도 없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계 인사는 『국책연구소 식으로 인선을 하고 정부가 운영을 주도한다면 엄청난 돈을 들여 관변연구기관을 하나더 만드는 것 밖에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성철기자 sclee@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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