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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엔저' 철저한 대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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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엔저' 철저한 대비를

입력
1999.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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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봄이오면 우리 경제가 기지개를 켤 것이라고 예상돼 왔다. 금융·기업 구조조정중 마지막 남은 빅딜이 어떤 식으로든 마무리되고, 겨울 뒤에 봄이 오듯 경제도 풀려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이런 국면에서 엔저(低) 회오리가 왔다. 일본이 자국내 경기부양을 위해 중앙은행 단기금리를 「사실상의 제로(0.08)%」로 인하하면서 촉발된 엔저현상이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뉴욕 도쿄등 주요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달러당 121엔선까지 밀려 연초대비 10%가량 절상되는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의 금융시장과 실물업계도 즉각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주식시장이 연이틀 폭락하고, 수출업계는 이같은 엔저가 지속될 경우 수출시장이 와해될 것이라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일본의 엔저카드는 엄청난 리스크를 걸고 하는 모험이다. 장기적인 엔저는 한국은 물론이거니와 중국과 동남아에 그만큼의 환율상승 압력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가까스로 절상 압력을 버텨낸 중국의 위안화가 다시금 그런 위험에 노출된다는 점이 세계경제의 먹구름이다.

지금까지 갖가지 내수부양책에도 끄떡하지 않고 얼어붙어있는 일본 경기가 「인플레이션을 감수하더라도 돈을 풀겠다」는 초저금리·통화팽창정책에 새삼스럽게 반응할 것이라고 쉽게 기대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일본경제의 불황탈출을 위해, 또 그에 따른 세계경제의 회복과 한국경제가 얻을 플러스효과를 위해 그런 기대가 실현되기를 우리는 희망한다.

당장 국내적으로는 원·달러 환율이 발등의 불이다. 원화환율이 정지상태더라도 엔화환율이 상승하면 대부분의 수출기업들엔 원화절상과 똑같은 부정적 수출감소효과를 유발하는 것이 현실이다. 엔저란 결국 달러고(高)이므로 국내 외환시장에서도 원화환율 상승(원저)이 당연히 예상되는 추세다. 그러나 국내 외환시장이 그러한 국제적인 흐름을 100% 고스란히 반영할 수 없다는데 외환정책당국의 어려움이 있다. 원·달러시장이 엔화의 변동 폭을 적정하게 수용, 엔저충격을 완충함으로써 낙담한 수출업계에 신뢰를 주기 바란다.

새봄에 돌출한 엔저회오리는 세계경제의 「미래 불확실성」의 위력을 새삼 실감하게 한다. 어떤 변수가 언제 돌출할지 모른다. 더구나 우리경제는 거의 완전한 개방경제 체제로 전환하는 중이어서 더욱 그러한 변수에 노출돼 있다. 결국 자기경쟁력을 높이는 길만이 생존방도임을 엔저가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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