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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 Focus] '허수'의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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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 Focus] '허수'의 경제

입력
1999.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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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지표에 대한 국민들의 정보취득은 정부의 일방적 발표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정부의 발표내용을 속속들이 뜯어볼 수 없는 일반인들로서는 그저 「좋다면 좋은가 보다」 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그러나 정부와 기업에서 공식 발표하는 통계나 경제정보에도 「허수」가 있는 경우가 많다.통계청은 지난해 1월부터 1주간 실업통계와 함께 4주간 실업통계를 작성하고 있으나 4주간 통계는 발표하지 않고 있다. 1주간 실업통계는 월별 실업통계를 내면서 특정 1주일간 구직활동을 했는지 여부에 따라 실업자 수를 결정하는 것이고 4주간 통계는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조사대상 기간을 늘린 것이다. 통상 실업이 증가하는 시기에는 4주간 통계에 의한 실업자수가 1주간 통계의 실업자 수보다 많다. 작년말 정부는 올해부터 4주간 통계를 발표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가능한한 실업자수를 줄여서 발표하고 싶은 게 정부의 속마음인 것이다.

재고도 종종 경제지표의 「거품」역할을 한다.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에는 소비와 투자뿐 아니라 재고도 포함된다. 지난해의 경우 극심한 내수 침체를 우려해 제조업자들이 재고를 대폭 줄였지만 올해는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재고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소비와 투자, 경상수지 등 다른 조건이 전혀 나아지지 않아도 재고 증가만으로 성장률은 올라갈 수 있다. 최근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경기 전반에 대해 거품 논쟁이 벌어지는 것도 바로 이 때문. 경기지표가 실물경기 이상으로 부풀려질 수 있다는 얘기이다.

연간 무역수지를 좋게 만들기 위해 해마다 12월말이 되면 「밀어내기」수출이 성행하는 것도 널리 알려진 일. 무역회사들은 가공의 수출주문를 만들거나 이듬해 1~2월분 수출물량을 앞당겨 12월에 내보내는 등 연말마다 수출실적 부풀리기 전쟁을 벌인다. 12월 밀어내기 수출의 여파로 다음달인 1월에는 대개 수출량이 크게 줄어들곤 한다.

이같은 허수의 경제는 국가경제에 치명적인 독이 될 수도 있다. 경제현실에 대한 정확한 실상 파악이 안되도록 해 국가 경쟁력의 약화를 초래할 수도 있고, 필요없는 거품을 양산할 수도 있다.

남대희기자 dhnam@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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