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째 미궁에 빠져 숱한 추측과 의혹을 낳아왔던 파나마선적 화물선 텐유호(2,660톤급) 실종사건에 대한 수사가 선박에 실렸던 알루미늄 처분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이모(51)씨 등 관련자 3명의 구속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검찰은 또 텐유호에 중국인선원 12명을 송출한 김모(44·홍콩 복역중)씨에 대해서도 사건 관련여부를 조사키로 했다.검찰은 한 싱가포르 회사의 고용사장으로 사기 등 전과가 있는 이씨가 소속회사를 통해 텐유호와 알루미늄 3,600톤을 자기 명의로 구입한 뒤 되판 사실을 확인하고 이씨의 금융거래 내역 등에 대해 조사중이다. 검찰은 이민법 위반혐의로 현재 홍콩 텅타우(東頭)교도소에서 복역중인 김씨가 송환되는 대로 선원 송출과정 등을 추궁한다는 계획이다.
김씨는 사건 발생 3개월 전인 지난해 6월24일 홍콩에서 조선족 2명을 한국 위조여권을 사용해 일본으로 밀입국시키려다 적발됐다. 검찰은 홍콩경찰 조사결과 김씨가 선장이 되기 위해 학력을 변조하고 체포당시 다량의 위조여권과 신분증을 소지한 사실 등 석연치 않은 점이 많아 이번 실종사건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21일 구속된 이씨를 통해 국제적인 배후 범죄조직 및 김씨와의 관련여부에 대해서도 집중조사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텐유호는 지난해 9월27일 조달청이 주문한 알루미늄 3,600톤을 싣고 인천항을 향해 인도네시아 쿠알라탄정항(港)을 출항한 뒤 말래카해협에서 실종됐다. 당시 배에는 선장 신씨와 기관장 박하준(44·부산 서구 서대신동)씨, 중국인 선원 12명이 승선했다. 국제해사국(IMB)과 말레이시아 해적신고센터는 즉각 사고해역을 중심으로 선채 수색및 수사에 나섰으나 아무 성과를 얻지 못했다. 이후 같은해 12월21일 선박은 「산에이_1호」라는 이름으로 둔갑한 채 중국 장쑤(江蘇)성 장지강에서 발견됐지만 승선자 전원의 소재와 생사여부 등은 여전히 미궁에 빠져있는 상태다.
검찰과 경찰은 홍콩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필리핀 중국 등 이번 사건과 관련된 국가가 많은 데다 중국 등 일부 수사당국과의 공조가 제대로 안돼 수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최윤필기자 term@hankookilbo.co.kr
황양준기자 yjhwang@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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