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발주, 벌주, 낮술, 음주폭력…. 술에 찌든 캠퍼스, 이대로는 안됩니다』20개 대학 사회복지학 전공 교수들이 주축이 된 「한국 대학생 알코올 문제 예방협의회」(일명 한국 바커스(BACCHUS))가 올해 첫 캠퍼스 순회강연을 가진 20일 오전 중앙대 학생극장. 상아탑 술꾼 퇴출에 팔을 걷고 나선 최현숙(崔賢淑·상지대·사회복지학)교수는 『스무살 술버릇 여든까지 갑니다』며 연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생활과 술을 주제로 한 한국 바커스 소속 교수들의 강연이 열기를 더해가자 대학 새내기들의 눈과 귀도 호기심으로 가득찼다. 중앙대는 이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의 전 프로그램을 아예 바커스 소속 교수들에게 맡겼다. 『대부분 대학생들이 환영회나 축제엔 당연히 술을 마셔야 하는 것으로 알고, 싫어도 「NO」할 줄 모릅니다』 술 잘마시는 사람을 영웅대접하는 그릇된 술문화와 여자도 남자와 똑같이 술을 먹을 수 있다는 잘못된 술상식을 꼬집자 신입생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적정음주량과 음주10계명을 담은 팜플릿을 학생들에게 나눠주며 술을 마실 때는 「한번 더」 생각하고 「1차」에서 끝내고 여학생은 「한잔만」 마시는 「1·1·1 운동」을 하자는 대목에선 모든 학생들이 집게손가락을 들어보이며 화답했다.
최교수와 뜻을 같이 해 『술독에 빠진 대학생을 구하자 』며 캠퍼스 건전 음주운동 「전도사」로 나선 교수 10여명은 요즘 바쁜 연구시간을 쪼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한창인 대학을 훑고 다니며 「술 강연」을 하고 있다. 교수들이 지난해 전국 14개 대학 남녀학생 2,496명을 대상으로 음주실태를 조사한 결과 남학생의 94.3%와 여학생의 91.4%가 술을 마시는 것으로 나타나 미국 대학생(86%)은 물론 우리나라 성인 음주비율(63.1%)보다 훨씬 높았다. 낮술을 마셔본 학생들도 40%에 달했다.
평택대 이혜경(李慧京·사회복지학)교수는 『여학생조차 음주학생 65.2%가 한번 술을 마시면 자의든 타의든 2차이상을 가게 되고 한달동안 거의 매일 술을 마신다는 중독성 학생도 4%나 됐다』며 『우리 대학은 술에 대해 너무 관대하다』고 지적했다.
97년 말부터 서서히 시작된 한국 바커스 교수들의 술문화 바로잡기에는 뜻을 같이 하는 동료교수들과 대학생들의 동참도 늘고 있다. 회원교수가 80명으로 불어났고 연세대 중앙대 등 10여개 대학에선 학생 동아리도 생겼다.김호섭기자 dream@hankookilbo.co.kr
*대학생 음주 10계명
1.일생에서 아예 술마시는 것을 시작하지 않는다.
2.술마실 기회가 있어도 『아니』라고 거절할줄 안다.
3.자신의 음주량을 알고, 그이상 마시지 않는다.
4.한번 마시면 반드시 며칠은 안 마신다.
5.다른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며 마신다.
6.웃으면서 천천히 마신다.
7.모임에는 술과 함께 다른 음료도 꼭 준비한다.
8.술을 강요하지 않는다.
9.1차에서 끝낸다.
10.술을 끊도록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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