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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난징유린' 일본어판 출간 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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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난징유린' 일본어판 출간 중지

입력
1999.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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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난징유린' 일본어판 출간 중지

1999/02/19(금) 16:48

1937년 「난징(南京)학살」 당시 일본군의 만행을 그린 「난징유린(The Rape of Nanking)」의 일본어판 출간이 예정일을 1주일 앞두고 중지됐다.

번역·출판 계약을 맺은 중견출판사 가시와쇼보(伯書房)측이 내용의 부분 수정과 역주를 통한 반론 소개 등을 타진한 데 대해 저자가 이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중국계 미국 여류언론인 아이리스 창이 97년 「제2차 세계대전의 잊혀진 홀러코스트」란 부제로 쓴 이 책은 미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됐다.

반면 일본에서는 지난해부터 책 내용중 「일본군이 민간인 27만~35만 명을 학살했으며 2만~8만건의 부녀자 폭행을 자행했다」는 대목의 근거와 게재 사진의 신빙성을 따지는 반론이 잇따르면서 국제적인 논쟁을 불렀다.

지난해 4월에는 사이토 구니히코(齊藤邦彦) 주미 일본대사가 『부정확하고 일방적인 내용』이라고 비난하고 나서자 주미 중국대사관측이 『난징 대학살은 역사적 사실』이라고 반박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한편으로 『예정대로 일본어판을 낼 경우 가만두지 않겠다』는 우익단체의 항의전화와 협박장이 출판사에 날아 들기도 했다.

가시와쇼보측은 이같은 사태를 맞아 저자와 부분 수정을 협의, 고유명사의 잘못 등 약 10여군데를 수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저자는 역주나 해설을 통해 「일본 연구자들의 견해」를 소개하자는 출판사측의 요구에 대해서는 단호히 거절했다.

이에 따라 가시와쇼보측은 일본 국내의 난징사건 연구성과나 「난징유린」 비판을 담은 별도의 책을 함께 내기로 결정했다. 이를 안 저자가 『다른 책과 함께 낸다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따지고 나섰고 출판사는 『불완전한 책을 그대로 낼 수 없다』고 맞서 결국 2월말 출판 계획이 무기한 연기됐다.

한편 한국에서는 19일 출판사 끌리오가「난징 대학살」이라는 제목으로 번역판을 출간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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