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운전중 휴대전화금지 입법을
1999/02/19(금) 18:39
공공장소에서 휴대전화 사용이 신종소음 공해로 지탄을 받고 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휴대전화 신호음과 목청을 돋우는 통화는 단순히 소음공해나 스트레스 차원을 넘어 폭력의 수준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 휴대전화 보급률은 3명중 1대인 1,500만대에 육박, 선진국 수준이 됐지만 통신예절은 최악이다. 무분별한 휴대전화 사용은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범죄행위나 다름없다.
운전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면 교통의 흐름을 방해할 뿐아니라 교통사고로 자신과 타인의 생명까지 앗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미국 고속도로안전협회 조사에 따르면 고속도로에서는 휴대전화 사용운전자가 일반 운전자보다 교통사고 발생확률이 5.59배나 높다. 캐나다 보건과학센터의 리델바이어 박사는 운전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면 사고발생확률이 일반운전자의 4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독일 시사주간 「포쿠스」지는 최근 전화통화를 하면서 운전하는 사람은 정상운전자보다 사고확률이 4배, 핸들조작실수, 급브레이크, 신호위반, 차선위반 등 안전수칙 위반확률이 30배나 높은 것으로 보도했다.
포쿠스지는 또 사람은 15가지 정도의 정보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으나 이같은 능력은 운전만으로 모두 소진되기 때문에 통화를 하는 경우 운전집중도가 급격히 떨어진다고 했다.
일본에서 97년 한해동안 휴대전화 사용중 교통사고가 2,297건, 사망자가 25명, 부상자는 3,329명이 발생했는데, 사고중 40.9%는 걸려오는 전화를 받으려다, 27.6%가 전화를 걸려다, 16.4%는 통화중에 발생했다고 한다.
이같은 위험성 때문에 스웨덴 이탈리아 싱가포르 등은 운전중 휴대전화 사용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고 일본과 독일은 입법을 추진중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까지 아무런 규제가 없다. 물론 현재도 교통사고 조사나 보험에서의 과실상계, 법원의 재판과정에서 운전중 휴대전화사용 등의 행위가 사고발생의 원인으로 작용하면 불이익을 주고 있다.
하지만 사고예방을 위해서는 운전자 스스로가 위험성을 인식, 주행중 휴대전화 사용이나 흡연, 음식물섭취 등을 자제해야 하며 정부도 관련 법령신설 등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문태학 도로교통안전공단 충남지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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