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동 침묵] 거사앞둔 '내압' 키우기?
1999/02/18(목) 18:34
상도동이 말문을 닫았다.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입노릇을 해온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의원부터 개점휴업 간판을 내걸었다. 박의원은 18일 『17일 저녁 상도동에서 김전대통령을 장시간 만났으나 극도로 말을 아끼더라』며 『설 연휴동안 산에 갔던 이야기 등 신변잡사만 언급했을 뿐 아예 현안문제는 거론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현안문제」는 물론 기자회견을 의미하는 것이다. 박의원은 『어른이 아무런 말씀을 하지 않는데, 모시는 사람이 해석을 달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연휴기간 상황변동이 없었던 것에 비추어 묵언(默言)의 의미를 읽으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전대통령의 침묵은 정반대의 양갈래 해석을 낳고 있다. 하나는 기자회견 「무기연기」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빼기 수순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거사를 앞둔 내압(內壓)높이기라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상도동 기류를 감안하면 후자쪽 개연성이 높다. 김전대통령은 9일의 기자회견 연기 결정으로 스타일 구기고 손해봤다고 생각하고 있는데다, 잇달은 산행(山行)발언의 언론보도로 기자회견의 상품성이 떨어졌다고 판단, 침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동교-상도동간 막후채널 가동설과 주변 인사들의 거듭된 만류와 설득 등이 좁으나마 반대쪽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홍희곤기자 hghong@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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