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인공심장] 미국서 실험 성공 세계가 주목
1999/02/12(금) 17:19
국내 기술로 독자개발한 한국형 인공심장이 세계 최고의 심장센터인 미국 클리블랜드클리닉에서 동물실험에 성공, 인체 적용을 눈앞에 두게 됐다. 이번에 개발된 인공심장은 전기구동형으로 선진국에서 개발중인 제품보다 기술력에서 앞서고 특히 사람의 심장과 가장 유사하다는 판정을 받아 상업화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병원 의공학과 최원우(崔元寓)박사와 클리블랜드클리닉 인공심장연구팀 하라사키박사는 지난 9일 서울대 민병구(閔丙九)교수팀이 개발한 한국형 인공심장을 85㎏의 송아지에 이식하는데 성공했다고 서울대병원측이 12일 밝혔다.
송아지는 현재 건강한 모습으로 정상적인 혈류와 혈압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 송아지를 1개월 이상 장기 생존시키면서 생리학적 상태를 정밀 관찰할 계획이다. 민교수팀은 94년 10월 세계 최초로 사람 심장 크기인 용량 600㏄, 무게 1㎏의 한국형 인공심장을 개발, 동물실험을 해왔다.
하라사키박사는 『한국형 인공심장은 크기가 작고 심장 박출(搏出 )량이 많아 사람의 심장과 가장 유사하다』며 『압력조절을 위한 공기주머니가 심장 안에 있어 이식하기도 용이하다』고 높이 평가했다. 민교수는 『이번 동물실험의 성공은 우리나라가 21세기 첨단산업인 인공장기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음을 입증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들 연구팀은 앞으로 2년간 30여차례 동물실험을 한 뒤 말기 심장병환자에게 실제 이식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현재 미국 일본 독일 등은 3~5년 내에 자연심장을 완전 대체하는 인공심장을 사람에게 이식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치열한 개발경쟁을 벌이고 있다.
◇인공심장 개발현황 인공심장이란 약물투여나 수술로는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의 심장을 기능적으로 완벽하게 대체하는 기계심장을 말한다. 세계 20개 연구기관이 50년대부터 개발해 왔다. 82년에는 미국에서 공기압을 이용한 인공심장이 개발돼 최초로 인체에 이식했으나 실패로 끝났다. 이 인공심장은 구동장치가 외부와 연결돼 있어 환자의 운동을 제한하는데다 각종 합병증을 유발, 장기간 사용이 어려웠다. 민교수가 개발한 전기구동식 인공심장은 이같은 약점을 보완, 인체내에서 자동으로 작동하게 돼있는 것이 특징이다. 민교수는 『전기식 인공심장이 상품화할 2000년대 초반 인공심장 한 개의 가격은 10만달러로 예상된다』며 『산업적 차원에서도 인공장기 개발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재학기자 goindol@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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