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 인터넷주등 나스닥지수 폭락 '군살빼기'
1999/02/10(수) 17:58
미 월스트리트가 본격적인 「군살 빼기」에 들어간 것일까. 9일 뉴욕 증시에서 월스트리트 주가의 가파른 상승세를 이끌어왔던 인터넷, 하이테크 주식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사상 세번째 낙폭을 기록하며 4% 가까이 급락하자 미 증시가 드디어 본격적 조정 국면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날 나스닥 지수의 급락세는 인터넷 검색엔진인 라이코스사와 미 홈쇼핑회사인 USA 네트워크와의 합병에 대한 실망감에서 비롯된 것. 이에따른 투매로 라이코스 26%, 델 컴퓨터 16%, 야후 11% 등 주요 인터넷 주가가 10%대의 하락세를 보이면서 수십억달러 규모의 평가손이 발생했다.
이같은 흐름은 즉각 여타 시장에 확산, 다우존스와 스텐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가 각각 1.7%와 2.2% 하락하는 「트리플 급락」세로 이어졌다.
또 뉴욕 증시의 하락세는 주요 유럽 증시로 전염돼 프랑크푸르트 DAX지수와 파리 CAC 40지수가 각각 전날 대비 3.99%, 2.78% 하락하고 10일 홍콩 항셍지수가 오전에만 2.6% 급락하는 등 아시아 시장의 전반적 하락세로 이어졌다.
물론 인터넷 관련주의 하락은 이 부문 거품에 관한 앨런 그린스펀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사회장 등의 경고가 잇따르면서 어느정도 예견됐다. 살로먼 스미스 바니의 한 하이테크 주식 담당자는 이와관련, 『최근 수개월간 인터넷 관련주의 기록적 상승에 따른 자연스런 조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나스닥 하락세의 급격한 확산은 미 경기과열을 식히기 위한 FRB의 금리인상 임박설 등과 맞물리며 미 증시의 전반적 조정국면에 대한 우려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프루덴셜보험의 랄프 아캄포라, 모건 스텐리 디 위터의 피터 칸넬로 등 월스트리트의 대표적 시장분석가들이 이날 다우존스 지수가 연초 출발점 이하인 9,133.03을 기록한 점에 의미를 두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뉴욕 증시는 당분간 하락세를 계속할 것』이라며 『여기에 FRB의 금리인상이 가해질 경우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뉴욕 증시의 하락세가 「연착륙」에 성공할 지, 아니면 「거품 붕괴」에 따른 또다른 「블랙데이」로 이어질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인철기자 icjang@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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