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평선] 고구려와 고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평선] 고구려와 고려

입력
1999.02.11 00:00
0 0

[지평선] 고구려와 고려

1999/02/10(수) 18:28

도쿄 근교 고마진자(高麗神社)에 갔을 때 고구려 왕족 약광(若光)을 모신 이 신사의 이름이 왜 고려신사인가 하는 의문을 품은적이 있다. 신사 주인의 이름도 고려씨이고, 부근을 흐르는 강은 고려천, 산은 고려산이다. 마을 이름도 지금은 히다카(日高)정으로 바뀌었지만 2차대전 당시까지는 고려향(鄕)이었다. 서기 716년 이 일대에 고려군을 설치했다는 속일본기(續日本記) 기록으로 보아 고려란 이름은 1,3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만주지방에도 고려성·고려방(房)·고려묘(墓) 같은 유적이 많다. 고려가 지배한 일이 없는 곳에 고려 유적이 많은 것은 왜일까. 최근 서길수(고구려연구회 이사장)교수가 펴낸 「고구려 역사유적 답사」를 보고 의문의 일단이 풀렸다. 79년 충주에서 발견된 고구려 비에 새겨진 「고려태왕」이란 글자로 보아 중간에 국호가 고려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연가 7년(539년으로 추정)에 제작된 여래입상과 삼존상에도 고려국 명문이 있다.

■문헌에는 어떻게 나오는가. 중국문헌엔 초기는 고구려이지만, 중기이후 고려로 바뀌고 말기에는 고려 일색이라 한다. 일본문헌에는 고려밖에 안나오고, 우리 문헌인 삼국사기에는 고구려만 나온다. 혼란의 단서는 정사로 인정되는 삼국사기의 저자 김부식이 중국사서에 나오는 고려를 모두 고구려로 고쳐 썼기 때문인데, 야사성격인 삼국유사에는 고구려가 일곱번, 고려가 70번 정도 나오는 것으로 보아 국호개정설에 믿음이 간다.

■정신문화연구원 정구복교수는 국내외 유물과 문헌 등을 근거로 장수왕 10년(423년)대에 국호가 고려로 바뀌었다고 주장한다. 고구려 계승을 선언했던 궁예와 후삼국을 통일한 왕건이 국호를 고려라 한 것도 고구려에서 「구」자를 뺀 것이 아니라 옛 국명을 되살린 것이라 한다. 그러나 아직 정설은 없고, 연구는 이제 시작단계다. 고려는 코리아의 연원이다. 해외에 알려진 우리 국호의 뿌리 문제이니 연구를 서둘러야 겠다.

/문창재 논설위원

>

(C) COPYRIGHT 1998 THE HANKOOKILBO -

KOREALINK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