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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장기기증본부] 무료투석실 개원 의료진없어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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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장기기증본부] 무료투석실 개원 의료진없어 연기

입력
1999.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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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장기기증본부] 무료투석실 개원 의료진없어 연기

1999/02/09(화) 17:45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가 만성신부전증 환자들을 위해 「무료 투석실」을 개원키로 했지만 의사를 못구해 일정을 연기하는 등 애를 태우고 있다.

운동본부는 지난해 12월 대당 1,400만원 상당의 투석기 10대를 후원받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3가 충정타워 지하의 30여평 공간에 「사랑의 인공신장실」을 열기로 하고 내부공사를 진행중이다. 3만명이 훨씬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만성신부전증 환자들에게 투석은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수단. 신장을 이식하지 않는 한 혈액을 전부 빼내 필터로 노폐물을 걸러내는 과정을 일주일에 세번씩 해야한다.

운동본부측은 IMF이후 상당수 환자들이 1회 2만5,000원씩의 비용이 부담스러워 투석횟수를 줄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투석실을 개원했다. 시설과 장소는 구했지만 문제는 의료진. 투석실도 병원이기 때문에 복지부의 허가를 받기위해서는 전문의가 필요하다. 운동본부측은 지난해 12월부터 의학전문지에 광고를 게재하고 알음알음 수소문을 해보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보수 등을 묻는 문의전화가 십여통왔고 두 명의 지원자가 직접 방문도 했지만 한 명은 유학때문에 중도 포기했고 다른 한명은 자격조건에 미달했다. 대신 운동본부측은 『비의료인이 투석실을 운영할 수 있느냐』는 의사들의 항의전화에 시달려야 했다. 투석실을 무료로 운영할 경우 인공신장실을 갖춘 병원들이 타격을 입기 때문이라는 것이 운동본부측의 설명이다.

운동본부의 한 관계자는 『일부에서 운동본부에 의약품을 공급하는 제약회사에 대해 병원들이 의약품을 구입하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며 『의사들의 지원이 저조한 것도 다른 동료의사들의 눈치를 많이 보기 때문인 것같다』고 말했다. 이때문에 운동본부는 3월2일로 예정된 투석실 개원일정을 연기하는 한편 몇몇 의사들의 협회측과 접촉, 양해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운동본부 최승주(崔承柱)사무국장은 『우리 시설로는 연간 지속적인 투석을 할 수 있는 환자가 100여명에 불과하다』며 『의사들도 환자들을 배려한다는 차원에서 이해해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병률기자bryu@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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