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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영청장의 고백] "범인은 안잡고 순찰함 사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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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영청장의 고백] "범인은 안잡고 순찰함 사인만..."

입력
1999.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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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영청장의 고백] "범인은 안잡고 순찰함 사인만..."

1999/02/09(화) 17:37

「탈옥 무기수 신창원은 잡지 않고 순찰함에 사인만 하는 경찰」

이무영(李戊永) 서울경찰청장이 부임직후인 지난달 16일 가진 일선 경찰서장등과 간담회에서 경찰 내부의 각종 악습을 스스로 고백했다.

이청장은 간담회에서 『범죄자를 잡기보다는 감찰과 외근감독관을 의식해 순찰함 사인만 하러 돌아다니는 현재의 순찰 관행은 총부리를 거꾸로 겨누고 있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또 『교통단속과 관련된 경찰의 법집행이 적발 위주로만 이루어져 「마구잡이 딱지떼기」라는 불만을 사고 있다』며 『교통사고 예방 위주로 교통단속이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청장은 『88년 강남경찰서장 재직시 6개월동안 경찰서에서 잤지만 관내에 팬티만 입고 춤추는 퇴폐 유흥업소가 판치고 있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놀란 경험이 있다』고 고백하고 『일선 경찰서장과 과장 등 경찰간부들이 경찰서 안에서 잠을 자는 관행은 범죄 예방효과는 없고 오히려 직원들만 고생시키는 소모전』이라고 비판했다.

이에대해 경찰서장들은 대부분 공감을 표시하면서 경직된 조직운영이 바뀌어야만 악습이 사라질 것이라는 반응이다. 한 경찰서장은 『행사만 있으면 30분전에 서장들도 거수경례 연습을 하는 조직 풍토에서는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도 경찰에 들어온지 3년만 지나면 바보가 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서장은 『하루에 한 사람이 40건씩 단속하라는 식의 경직된 지시때문에 일선에서는 건수맞추기에 급급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청장은 간담회 내용을 A4용지 40장분량으로 정리, 일선서 경찰관 교양자료로 활용하도록 지시했다. 박천호기자 chpark@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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