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박종철.김세진.이재오등 '민주열사전' 편찬
1999/02/08(월) 18:05
서울대가 묻혀있던 통일과 민주화운동 역사를 새로 쓴다.
서울대 강광하(姜光夏)기획실장은 8일 『민주화와 통일운동 과정에서 조국을 위해 싸우다 수난을 당했던 교수와 학생들의 기록을 수집, 「민주시민교육의 지침」으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작업은 대학의 각종 기록을 수집·보존하기 위해 지난해 설립된 대학기록관리실(실장 김기석·金基奭 교육학과 교수)이 맡았으며 군사정권시절 국내 언로역할을 한 북미인권연합회(NCC), 민가협 등 시민단체, 관련 교수·학생들의 구술, 경찰 등 관계기관의 협조를 얻어 지속적으로 이뤄지게 된다.
자료에는 해방직후 월북한 서울대 교수들을 비롯, 63년 황성모(黃性模·92년 작고)교수, 현승일(玄勝一·국민대총장)씨 등이 박정희(朴正熙) 정권에 저항했던 민비련(민족주의비교연구회)사건부터 73년 유신정권에 항거하다 의문사한 최종길(崔鍾吉·당시 42세)교수, 86년 간첩사건에 연루됐던 이병설 사대교수, 최근의 학생운동까지 총망라된다.
서울대는 모은 자료를 민족운동사 편찬의 기초 자료로 활용하는 한편, 인터넷과 관악캠퍼스 내에 상설 기록관을 만들어 시민교육의 도량으로 삼을 계획이다.
서울대는 특히 민가협 등의 협조를 받아 86년 대학생 전방입소를 반대하며 분신자살했던 김세진(金世鎭·당시 화학3) 이재오(당시 정치3)씨, 87년 당시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고문으로 사망해 6·10항쟁의 도화선이 됐던 박종철(朴鍾哲·당시 언어3)씨 등의 사진, 일기, 편지 등을 확보, 「학생민주열사전(가칭)」도 편찬할 계획이다.
서울대는 이미 이 대학 학생과에서 30여년간 연구관으로 있다 97년 퇴임한 임선웅(林善雄·61)씨로부터 80년대초 학생들이 구식 등사기를 이용해 찍어냈던 각종 유인물, 민주화운동을 다짐하며 쓴 혈서, 해직 교수들의 성명서 등 사료적 가치가 큰 자료 수백점을 기증받았다. 이동준기자 djlee@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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