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특집] '질좋은 제수용품' 선택 이렇게...
1999/02/08(월) 17:50
「동가홍상」이라는 말이 있듯이 같은 값이라면 제대로 된 물건을 사고 싶은 것이 주부들의 한결 같은 마음이다. 그러나 막상 시장에 가보면 서로 엇비슷해서 어느 물건이 좋은지 결정하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게다가 자칫 질나쁜 물건을 비싼 가격에 구매하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 확실하게 좋은 제수용품을 선택하는 비결을 소개한다.
◆ 선홍색을 띠는 고기가 좋다
쇠고기의 맛은 품종에 따라 다르고 나이와 성별, 도살후 취급방법 등에 따라서도 다르다. 일반인이 눈으로 맛을 판별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몇가지만 알고 있어도 원하는 고기를 고르는데 도움이 된다.
선홍색을 띠는 고기라야 육질이 연하고 신선하다. 그러나 냉장상태에서 오래 숙성시킬수록 육질이 좋아진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겉으로는 약간 암적색을 띠더라도 절단면의 색이 밝고 윤기가 있다면 숙성이 잘된 고기라고 볼 수 있다. 지나치게 검고 끈적거리는 느낌을 주거나 냄새가 있거나 녹색을 띠는 고기는 좋지 않다. 지방의 색은 흰색~연노란색 범위라면 정상이다.
◆ 생선 고르는 법
설날의 대표생선은 참조기. 그러나 참조기와 부세를 구별하기가 쉽지않다는 게 주부들의 얘기다. 우선 참조기는 몸통이 두툼하고 길이가 짧으며 주둥이 부분은 붉다.
참조기의 맛은 연한 육질이다. 복부의 색이 노랗고 꼬리부분이 길고 두꺼운 것도 특징이다. 부세는 겉모양은 참조기와 비슷하지만 몸통이 가늘고 긴 편이라 자세히 살펴보면 식별이 가능하다. 머리가 몸 전체보다 큰 편이고, 몸통에 붙은 비늘도 조기에 비해 크다. 꼬리도 길고 가늘다.
명태의 경우, 조금만 신경을 쓰면 물좋은 생선을 고를 수 있다. 특히 수입산 명태가 많이 판매되고 있는데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잡히는 명태는 전체 길이가 약 40㎝정도로 등쪽이 갈색을 띠며 옆구리에 흑갈색 세로띠가 두 줄 있다. 주둥이 윗부분이 아래쪽보다 짧고, 미세하지만 주둥이 밑에 수염이 아주 짧게 나 있다.
◆ 나물류 이렇게 골라라
90년이후 수입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고사리는 잘 고르지 않으면 십중팔구 수입산이다. 따라서 시장곳곳을 다니며 까다롭게 비교해 본후 고르는 것이 좋다. 고사리는 일단 대가 가늘고 색이 연한 것이 상품(上品)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주로 봄에 채취되어 지역별로 특산물 형태로 소비되는 만큼 귀한 것이 사실이다.
쉽게 상하는 나물인 도라지는 고사리와 함께 설날 직전에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라지의 경우 너무 억세지 않은 것을 고르되 약간 도톰한 것이 좋다. 대신 색이 너무 하얀 빛을 띠는 것은 불필요한 화학물질을 사용했을 우려가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 이것이 울릉도 오징어다
기본적으로 오징어는 푸르고 짙은 회색이 돌면서 광택과 탄력이 있는 것이 좋다. 「울릉도 오징어」는 늘리거나 누르지 않아서 몸통이 두꺼운데 가운데 다리나 바깥쪽 다리의 굵기가 모두 일정하며 육질이 쫄깃쫄깃하다. 몇년전부터 아르헨티나산, 뉴질랜드산, 페루산, 포클랜드산 등 수입 오징어가 들어와 울릉도 오징어로 둔갑해 팔리고 있는데 외국산 가짜오징어는 염분이 육질에 배여 맛이 떨어지고 딱딱하다.
◆ 대추와 녹두
대추는 산지에 따라 색과 모양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원산지와 상관없이 섞여 있으면 고르기가 어렵다. 이때는 대체로 색깔이 선명한 것을 고르는 것이 요령이다. 전체적으로 탱글탱글한 모양에 달착지근한 향이 풍기면 좋은 대추라고 볼 수 있다.
전을 만들때 사용하는 녹두는 알이 잘고 진한 청색을 띠는 것이 좋다. 껍질을 벗기면 면이 곱고, 알의 겉면에 윤기가 반짝반짝하게 돌아 한눈에 질이 좋다는 것을 느낄수 있다. 조금이라도 거칠고 색이 탁하면 구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
조철환기자 chcho@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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