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전망] 국내. 외국계은행 완전 딴판
1999/02/07(일) 17:32
향후 대출전망과 관련, 국내은행과 외국계은행들이 완전히 서로 상반된 분석을 내놓았다. 국내 은행들은 경기가 좋아지고 시장금리가 떨어져 신용위험도(리스크)도 줄고 있는 만큼 대출문턱을 낮추겠다는 계획인 반면 외국계 은행들은 오히려 대출리스크가 작년보다 높아져 대출기준을 까다롭게 운용하겠다는 입장이다.
7일 한국은행이 은행 종금 상호신용금고등 59개 금융기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1·4분기 대출행태조사」결과에 따르면 기업 및 개인들의 대출위험도(리스크)에 대해 국내은행은 57.1%가 「낮아질 것」으로 응답했고 「높아질 것」이란 대답은 28.6%에 불과했다. 그러나 외국계은행들은 「위험도증가」를 예상한 대답(50.0%)이 「감소」응답(33.3%)보다 훨씬 많았다.
특히 은행권의 주된 대출공략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해 국내은행은 「위험이 줄어든다」와 「위험이 늘어난다」는 응답비율이 각각 69.1%대 33.3%으로 아주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가계부문에 대해선 「위험이 는다」와 「위험이 준다」가 각각 33.3%대 33.3%로 아직은 전망이 팽팽히 엇갈렸다. 반면 외국계 은행은 중소기업 및 가계의 대출위험에 대해 「낮아진다」는 응답은 「제로」였고 「높아진다」는 응답이 각각 42.9%, 66.7%에 달했다.
외국계 은행들은 비록 경기는 작년보다 나아지고 있지만 거시경제지표와 체감경기의 「시차효과」가 있는데다 불투명한 국제여건, 실업증대, 소득 및 소비부진등으로 중소기업 및 개인의 살림살이가 올해 훨씬 나빠질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처럼 상반된 신용전망은 대출문턱의 높이로 연결된다. 대출취급기준에 대해 국내은행들은 85.7%가 「지금보다 완화하겠다」고 답했고 강화할 의사를 밝힌 은행은 9.5%에 그쳤다. 하지만 외국계은행들은 대출기준을 「완화한다」는 14.3%에 불과했고 오히려 「강화한다」가 28.6%나 됐다. 특히 개인대출에 대해 거의 모든 국내은행이 「문턱을 더 낮추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반면 외국계 은행들은 「문턱을 낮출 계획」을 밝힌 곳이 한군데도 없었다.
한은관계자는 『1·4분기중 대기업을 제외한 중소기업 및 가계대출이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신용평가능력이 우수한 외국계 은행들이 상반된 분석을 내놓았다는 것은 주의깊게 볼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성철기자 sclee@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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