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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카드] 정국숨통 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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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카드] 정국숨통 트일까

입력
1999.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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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카드] 정국숨통 트일까

1999/02/06(토) 18:40

「김정길(金正吉)정무수석- 김기재(金杞載)행자부장관」카드의 정치적 파급력은 어느 정도일까. 이번 인사가 여야의 대치상황을 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여부는 이 카드를 여야가 어떤 식으로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일단 한나라당은 경계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으면서도 『상생(相生)의 정치를 기대한다』는 말로 상당히 누그러진 반응을 보였다. 여권의 「화해 제스처」가 여야간 정치복원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인사를 계기로 다소라도 대화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관측은 여야의 내부사정을 들여다 보면 나름의 설득력을 갖는다. 우선 여권으로서는 법안 단독처리와 단독 경제청문회의 강행으로 이어지는 일방통행식 정치를 이제는 일단락지어야할 시점에 와 있다는 판단을 했음직하다. 또 지역정서의 왜곡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점도 여권의 운신폭을 좁히고 있다. 따라서 지역정서를 다독거리며 경제 구조조정과 정치개혁을 완수하려면 야당과의 대화 혹은 정치복원이 불가결하다는 것을 현실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야당측도 사정이 그리 여유롭지만은 않다. 지역정서를 볼모로 삼고 있다는 비난을 감수하면서 언제까지고 장외투쟁에 매달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야당이 부산출신이면서 야당에도 인맥이 많은 김정무수석에게 내심 은근한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이런 맥락이다. 이와관련, 야당측은 대화정치로의 복귀에 따른 명분축적을 위해선 여당의 「행동계획」또는 「선물」이 일차적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이회창(李會昌)총재 죽이기」를 여권이 보다 명백히 포기해야 막후 채널의 가동을 통해서 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희망적 관측은 어디까지나 단기적 상황에 대한 치유책에 불과하다는 데 문제가 있다. 좀더 중장기적으로 보면 여야간 대치국면을 다시 재현시킬 복병은 여전히 남아 있다.

가장 껄끄러운 대목은 정계개편이다. 여권으로선 2000년 총선을 앞두고 어떤 방식으로든 정계개편을 포기할 입장이 못되고, 야당은 이를 결코 수수방관할 수없기 때문이다. 또 가깝게는 한나라당 서상목(徐相穆)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가 뇌관이 될 수도 있다. 한나라당측이 화합형 인사에도 불구, 여권의 정계개편 중단선언을 요구한 총재회담 전제조건을 풀지 않으면서 『급할 것이 없다』는 얘기를 흘리고 있는 것도 화전(和戰)양면을 고려한 측면이 강하다.

/고태성기자 tsgo@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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