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TJ 회동] 청와대 간 TJ '내'자 꺼냈나
1999/02/05(금) 18:36
「TJ는 DJ에게 내각제문제에 대한 조기 결단을 건의했을까」
5일 청와대에서 열린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의 주례회동과 관련 가장 큰 궁금증은 내각제 논의 여부였다.
최근 내각제헌법요강을 확정한 자민련 총재단회의에서 부총재들이 박총재에게 「헌법요강을 들고가서 김대통령에게 이달 25일까지 내각제에 대한 입장표명을 건의해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박총재는 물론 평소처럼 두툼한 봉투를 들고갔다. 이날 50여분간의 회동을 끝내며 걸어나오는 두사람의 표정은 밝았다고 한다.
박총재는 기자들의 질문에 『청와대 회동에서 내각제의 내자도 안나왔다』고 간략히 답변했다. 청와대 박지원(朴智元)대변인은 『내각제문제는 논의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대변인은 대신 남북대화 지원및 쓰레기 소각장 설치방안, 대구 섬유산업 육성방안 등이 거론됐다고 발표했다.
공식 발표를 액면 그대로 믿을 경우 내각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은 적다. 자민련 조영장(趙榮藏)총재비서실장도 회동에 앞서 『DJP 두분이 내각제에 대해 담판을 하겠다는데 박총재가 무슨 얘기를 하겠느냐』며 『대통령이 먼저 묻지 않는 한 내각제 얘기를 꺼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민련 관계자들은 내각제 문제가 어떤식으로든 거론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총재로서 총재단회의 결정을 전혀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당직자는 『박총재가 무게를 싣고 내각제에 대한 입장표명을 건의하지는 않았겠지만 양당간 최대현안인 내각제를 빼놓고 얘기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총재가 「내각제 헌법요강」과 「내각제 추진일정」등 자민련이 작성한 두가지 문건을 전달하면서 내각제에 대해 운은 뗐을 개연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박총재가 「내각제 강경파」가 아니기 때문에 두 사람이 내각제 공론화 자제 및 개헌시기 조정방안 등에 대해 조심스럽게 속내를 주고받았을 가능성도 있다.
두 사람은 또 경색정국을 타개하고 여야대화를 복원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 같다. 박총재가 청와대 회동후 조세형(趙世衡)국민회의총재대행과 만난 것도 정국해빙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는 관측이다.
/김광덕기자 kdkim@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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