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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고검장 어제퇴임] "검찰위기는 '정치검사' 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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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고검장 어제퇴임] "검찰위기는 '정치검사' 업보"

입력
1999.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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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고검장 어제퇴임] "검찰위기는 '정치검사' 업보"

1999/02/06(토) 07:33

심재륜(沈在淪)대구고검장이 5일 퇴임했다.

심고검장은 이날 오후3시 대구고·지검 검사와 직원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구검찰청사 4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미리 준비한 A4용지 4장분량의 「이임사」를 한뒤 26년10개월동안 몸담았던 검찰을 떠났다.

A4용지 4장 분량의 이임사를 5분만에 읽어내린 심고검장은 상기된 표정으로 『고도의 자질과 도덕이 요구되는 검찰이 직무를 포기하고 정치적이고 자의적으로 옥석을 가리면 본연의 검찰은 아니다』며 이번 대전법조비리파문을 둘러싼 검찰수뇌부의 결정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심고검장은 또 『후배들로부터 영예로운 꽃다발을 흔들며 자랑스럽게 퇴직하고 싶던 열망마저 이루지 못하고 「항명 아닌 항명」의 면직결정으로 부끄럽지도 않은데 부끄럽게 물러나게 되니 비통한 심정을 금할 길 없다』면서도 『그러나 눈물을 흘리지 않겠다. 눈물이 역사앞에 떳떳해야지 출세나 영달을 위한 가식이 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심고검장은 『검찰이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은 권력만을 바라보고 일해 온 일부 정치검사들이 검찰사에 남겨놓은 「업보」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어려운 때일수록 더욱 의연하게 정의의 파수꾼으로서 주어진 본분을 다해달라』고 후배검사들에게 당부했다.

심고검장은 이날 행사에 대해 「이임식」이란 용어를 사용토록 해 향후 법적대응 의사를 비쳤다.

퇴임식에 앞서 오전에는 대구지역에 근무하는 판사와 검사 20여명이 인사차 고검장실을 찾았다. 대구고검은 이날 행사의 성격상 직원들에게 개별통지하지 않았는데도 직원들이 모두 참석했다.

심고검장의 마지막 말은 『우리는 만날때 헤어질 것을 염려한 것처럼 떠날 때는 다시 만날 것을 굳게 믿습니다』라는 시귀였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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