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재원장 별세] 이웃사랑 '28년 인술' 지다
1999/02/05(금) 07:29
간암 선고를 받고도 가난한 이들을 위해 몸을 돌보지 않고 인술을 베풀던 유승재(兪勝在·동민치과 원장·사진)박사가 4일 낮 12시50분 고통없는 저세상으로 떠났다. 향년 59세.
71년 치과의원 개업후 28년간 무료 진료활동을 펼쳐온 유박사는 지난달 30일 상태가 악화돼 병원에 입원한 뒤 5일만에 유언도 남기지 못한 채 중환자실에서 유명을 달리했다.
이때까지 부인 송수연(52)씨 외에는 두 아들조차도 유박사가 간암으로 투병중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유박사는 2년전 간암선고를 받았지만 청년 의사때와 마찬가지로 서울 강동구 고덕동 일대 양로원 등에서 무료진료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사인은 간암과 과로에 따른 합병증.
지금까지 유박사의 무료진료를 받은 환자는 빈민촌, 나환자촌 주민 등 3만여명에 달한다. 지난해에도 1,400여명의 노인에게 풍치치료 등 인술을 배풀었다.
전셋집을 전전하던 유박사는 지난해 9월에야 강남구 도곡동에 30평짜리 아파트를 마련했다. 죽마고우인 김해성(金海成·58·사업)씨는 『숨지기 전까지 불행한 사람, 고통받는 이들만을 생각했다』며 슬퍼했다.
93년 소설가 윤흥길(尹興吉)씨가 쓴 장편 소설 「옛날의 금잔디」의 실제모델이기도 한 유박사는 77년 대통령 표창, 89년 국민훈장 석류장 등을 받았다.
유박사의 봉사활동은 내과의사였던 아버지 유병천(兪炳天)씨의 「이웃과 노인을 사랑하라」는 유언에 따른 것이다.
유박사의 장남 정훈(政勳·25·서울대 치대 본과3년)씨도 아버지를 따라 3대째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빈소는 서울중앙병원, 발인은 6일 오전 8시. 장지는 경기 파주시 일산공원묘지. (02)476_6099
윤순환기자 shyoon@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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