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주명덕 사진전.. 금호미술관서
1999/02/03(수) 17:30
『젊어서는 세상을 확 뒤집을 수 있는 그런 사진이 좋은 사진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나이가 드니 생각이 좀 달라지네요』
사진가 주명덕(59)씨의 작품은 발언에서 명상으로 변해왔다. 66년 「홀트씨고아원」으로 첫 전시회를 가지며 한국의 대표적 리얼리즘 사진작가로 자신을 자리매김했던 그. 성철스님에게 포즈를 요구해가며 유일하게 사진을 찍었던 그를 기억하는 사람에게 최근 사진은 오히려 낯설다. 89년 「랜드스케이프」전을 계기로 그는 기록과 발언에서 풍경에 대한 감상과 조응으로 변모해왔다.
3월4일까지 금호미술관(02_720_5114)에서 열리는 「An Die Photographie(사진에)」전은 사진을 매개로 자연과 대화하는 나직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97, 98년 이태동안 지리산, 제주도, 영암사, 일산 등 전국 각지에서 찍은 100여 점은 촬영지역을 제목으로 삼고 있지만 각 지방의 독특한 풍경은 들어 있지 않다. 파밭, 버려진 무청, 썩어가는 배추, 이름없는 들꽃을 검은 빛이 강한 젤라틴 실버프린트 사진기법으로 드러내고 있다. 눈이 아니라 마음으로 보아야 보이는 사진이다. 그러나 이런 점에서 그의 사진은 점점 대중성과 멀어지고 있다. 그는 기록에서 예술로 이행하고 있지만, 사진에 대한 대중의 완고한 시각은 변함이 없어 그는 점점 외로워진다.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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