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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비리] 김총장 사과문 읽다 끝내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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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비리] 김총장 사과문 읽다 끝내 눈물

입력
1999.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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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비리] 김총장 사과문 읽다 끝내 눈물

1999/02/01(월) 16:52

○…김태정(金泰政)검찰총장이 끝내 눈물을 보였다. 1일 오후 대검청사에서 『국민 여러분, 머리 숙여 사과 드립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5쪽 짜리 「대국민 사과문」 첫머리를 읽어내려가던 김총장은 눈가에 맺힌 눈물을 들키지 않으려는 듯 잠시 말을 잊지 못했다. 그는 『제 손으로 우리 후배검사들에게 사표를 받고 그 가족들에게 평생동안 남을 고통을 안겨주었습니다』라는 대목에 이르자 끝내 눈물을 참지 못하고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눈주위를 닦았다.

○…김총장은 이날 사과문 낭독과는 별도로 일선검사를 비롯한 검찰내부 가족들에게 전하는 6쪽 짜리 친서를 배포했다. 김총장은 친서에서 『이번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는 단합과 결속을 생명처럼 여겨왔던 우리 검찰에 적지않은 좌절과 실망을 안겨 주었다』며 『검찰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특히 후배 검찰인 여러분께 부끄럽고 미안하기 그지없다』고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김총장은 이어 『솔직한 성찰과 냉철한 분석, 각고의 노력만이 이 암울한 현실을 타개할 수 있는 열쇠』라며 『위기에 처하면 처할수록 더욱 합심하고 강해지는 검찰의 슬기와 지혜를 발휘하자』고 당부했다.

○…일선 검사들은 수사발표후 사건소개 및 떡값 수수 등 과거 관행이 잘못된 것은 사실이지만 징계시효가 지난 과거 사안까지 사표를 받거나 인사조치 등 중징계한 것은 가혹한 처사가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정치권 비리 및 공직비리를 처리하는 검찰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거듭 태어나야 한다는 데는 대부분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서울지검 모부장검사는 『검찰 고위간부 6명이 사표를 낸 것은 80년대 초 인천의 동모 변호사 비리사건으로 7~8명의 검사가 옷을 벗은 사건 이래 최대의 치욕적인 사건』이라며 『이 사건을 계기로 별다른 죄의식없이 서로 주고 받던 전별금과 떡값수수 관행이 상당부분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수뇌부의 책임론과 검찰중립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않았다. 서울지검의 한 소장검사는 『무리하게 사표를 수리하고 징계시효가 지난 사안까지 들춰 내 인사 불이익을 주는 것은 「제살 깎아먹기」에 지나지 않는다』며 『검찰조직이 다시 서기 위해서는 추상적인 사과문 발표로는 부족한 만큼 수뇌부가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이석연(李石淵)변호사는 『관련 검사들과 항명사건에 대한 엄정한 처리도 중요하지만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안 마련이 절실하다』며 『검찰총장의 임명 과정에서 투명성을 확보하는 방안도 생각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정철기자 parkjc@hankookilbo.co.kr 이영태기자 ytlee@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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