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법조비리] 최병국검사장 '도덕경'인용 울분토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법조비리] 최병국검사장 '도덕경'인용 울분토로

입력
1999.02.02 00:00
0 0

[법조비리] 최병국검사장 '도덕경'인용 울분토로

1999/02/01(월) 17:30

1일 오전 열린 최병국(崔炳國)전주지검장의 퇴임식은 30년 검사생활을 불명예퇴진하는 최검사장의 소회와 울분, 검찰에 대한 애정으로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지검 3층 회의실에서 법무부 기획관리실장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퇴임식에서 최검사장은 『검사생활동안 청렴하고 강직한 검사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으나 떡값과 향응에 비틀거리는 부도덕한 공직자로 몰려 퇴출의 대상이 되었다니 억장이 막힌다』고 말했다.

최검사장은 『IMF 경제위기와 지역정서를 기반으로 하는 정권교체가 서로 맞닥뜨리면서 오늘 이 순간이 이미 예정돼있었다』며 『마녀사냥도 사냥이고 여론재판도 재판일진데 그 표적이 되고 그 대상이 되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부덕의 소치를 절실히 통감한다』고 덧붙였다.

최검사장은 『하늘이 착하지 않은 자를 돕는 것은 좋은 조짐이 아니라 그 흉악함을 기르게 하여 더 큰 형벌을 내리려 하는 것』이라는 「춘추전」문구와, 『갑자기 부는 바람은 한나절을 지탱하지 못하고 쏟아지는 폭우는 하루를 계속하지 못한다』는 「도덕경」의 문구를 인용, 검찰수뇌부 등에 대한 강한 불만과 경고성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표출했다.

그는 특히 『온나라가 입시 과외의 열풍에 휩쓸릴 때도 아이들에게 과외 한번 시키지 못하고 경제호황으로 온 사회가 흥청망청거릴 때도 아내에게 옷 하나 사주지 못했다』고 말할 때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최검사장은 『검찰이 미증유의 위기에 처해 있다』며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 30년10개월동안 몸담았던 검찰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다.

이날 퇴임식에서 법무부 기획관리실장과 대검 강력부장이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을 대신해 최검사장에게 「전별금」을 전달, 참석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편 직무집행정지 나흘째인 심재륜(沈在淪)대구고검장은 이날도 오전9시 출근, 집무실 문을 굳게 잠근채 외부와 접촉을 하지 않았다. 심고검장은 대검수사결과 발표후에도 침묵으로 일관했으나 입장에 변화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말했다.

/전주=최수학기자 shchoi@hankookilbo.co.kr

(C) COPYRIGHT 1998 THE HANKOOKILBO -

KOREALINK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