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출범 한달] "실물화폐 조기도입" 자신감
1999/02/01(월) 18:23
최근 유럽의 주요 신문에는 유로(EURO) 실물화폐의 조기도입론이 심심치 않게 오르고 있다. 2002년부터 통용키로 되어있는 유러 화폐 및 동전 사용을 앞당기자는 주장을 담은 것이다.
프랑스 르 몽드는 이와 관련 『유러의 성공적인 출범이 화폐 도입시기 조정에 관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1일로 출범 1개월을 맞은 유럽 11개국의 단일통화 유로는 이 신문의 지적대로 일단 합격점을 통과했다.
우선 유로는 국제외환시장에 거뜬히 안착했다. 한 때 1유로당 1.19달러(최초 고시가 1.17달러)까지 치솟았던 유로는 최근 1.13~1.15달러 대에서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세계기축통화로의 잠재력은 충분히 보여줬다. 외환시장통들은 3개월내 유로가 1.2달러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및 민간투자가들이 유로에 대한 포트폴리오(위험분산 투자)를 꾸준히 높여가는 등 세계적으로 유로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유로의 안정궤도 진입은 유럽중앙은행(ECB)의 보수적인 평가에서도 언급되고 있다. 유로 출범 후 처음 나온 유럽중앙은행(ECB)의 1월 경제보고서는 유로랜드내 경제가 외부적인 불안 요인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신뢰도의 고양 및 고용증대 추세 등 전반적으로 「건강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수출입 대금 등 기업간 거래 또는 기업_금융기관의 유로 결제는 빠른 속도로 급증하고 있으나 일반 국민들의 유로 사용은 아직 거북이 걸음이다. 프랑스 최대의 슈퍼마켓 체인 중 하나인 「카르푸」의 경우 유러 도입 후 첫 3주동안 전국의 매장에서 유로 표시 수표나 신용카드로 물건값이 지불된 사례는 7,800여건으로 총매출의 0.1%에 불과했다.
프랑스 BNP은행의 경우 550만 고객 중 유러표시 수표를 신청한 사람은 2만 5,000여명, 계좌를 유러로 전환한 고객은 1,000명에 지나지 않았다. 유럽연합(EU) 집행위측의 조사에 따르면 유로랜드 11개국에서 그동안 유로통화를 한 번이라도 이용한 국민은 1% 미만.
지난 1개월간 가장 큰 소득 중 하나는 유로에 대한 유럽인들의 막연한 공포심이 사라지고 유럽의 미래에 대한 자신감과 발판을 마련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장_자크 비저 벨기에 재무장관 등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유로 화폐의 조기도입론이 나오고 있다거나 EU 회원국이 아닌 스위스에서조차 유로가입 여론이 대두되고 있는 사실이 유로의 한달 성적표를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파리=송태권특파원 songtg@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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