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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임비리연루 검사들] "억울하지만 조직위해 떠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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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임비리연루 검사들] "억울하지만 조직위해 떠나겠다"

입력
1999.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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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이종기(李宗基)변호사 수임비리 사건에 연루된 검사들은 대부분 억울하지만 대세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법무부 소속 A검사장은 연루사실을 통보받고 일찌감치 심경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검사장은 이변호사가 대구지검 초임검사로 근무할 때부터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다. 이때문에 검찰 주변에서는 『자신을 총애한 상사에게 어떻게 그런 식으로 얘기할 수 있느냐』며 이변호사를 비난하는 소리도 들린다. 이 검사장은 명절때 이변호사에게서 받은 100여만원의 떡값을 전액 도서상품권으로 바꿔 여직원들과 청사 방호원등에게 나눠주었는데 도서상품권 구입때 여직원이 수표에 이서를 한 것이 단서가 돼 수표추적에서 적발됐다.

이 검사장은 대검 감찰부의 조사를 받으면서 『사표를 내야할 만큼 비리를 저질렀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나로 인해 검찰 조직에 누가 됐다면 기꺼이 물러나겠다』고 밝혀 후배검사들을 숙연케했다.

떡값수수 혐의를 받고있는 B검사장도 수사결과 발표 당일인 2월1일 오전 퇴임식을 가질 예정이다. 그는 지방지청장을 지내면서 토지형질변경 등 대형비리를 저지른 청와대 사정비서관을 전격 구속, 세간을 깜짝 놀라게 할 정도로 강직함을 인정받아왔다. 「선비」라는 평을 받아온 이 검사장은 『불명예를 안고 검찰을 떠날 수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최근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이고 있다. 크게 비난받을 일을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주변사람들이 알아주고 있는 만큼 몸담았던 조직을 위해 사표를 제출했다는 것이다. 이 검사장은 수사결과 발표를 하루 앞둔 31일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 이른 아침 등산길에 올랐다.

이변호사에게 무료변론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있는 C검사장은 이변호사와 대질신문까지 벌이며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이 검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더라도 절대 옷을 벗을 수 없다』며 수뇌부의 사표제출 종용에 강력히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 검사장의 경우 징계시효 2년이 이미 지나 보직을 변경하는 등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선에서 매듭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에 연루된 7~8명의 검사 중 일부는 대검의 소환조사를 받으면서 감찰부에서 미리 만들어 둔 사직서 양식에 서명하고 휴가를 떠난 상태. 『징계시효가 지난 일인 만큼 사표제출강요는 부당하다』며 끝까지 거부했던 3~4명의 검사 역시 최근 심고검장 파문 이후 사표제출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철기자 parkjc@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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